세계 테마여행

우리가 꿈꾸던 여행
나의 버킷리스트, 출발합니다

여행의 가치를 선물하는 테마여행

담당자 추천상품

08.27(화)~09.05(목)

[프랑스길 120KM]산티아고 순례길 10일 #전일정 일급호텔 #편안한 짐이동 #가이드동행

4,390,000원~

10.01(화)~10.11(금)

[포르투갈길 110KM] 산티아고 순례길 11일 #리스본&포르투관광 #전일정 일급호텔 #가이드 동행

4,690,000원~

09.19(목)~09.29(일)

서부지중해 크루즈 3개국(이탈리아/남프랑스/스페인) 11일 #코스타 토스카나 호

4,190,000원~

08.14(수)~08.22(목)

[일본기차여행][혼슈+큐슈 9일] #인솔자와함께하는자유여행컨셉 #소도시 #대도시 #고급료칸호텔4회

3,600,000원~

08.09(금)~08.20(화)

[동남아 한나라 일주] 인도네시아 일주 #노쇼핑 #노옵션 #노팁 #브로모화산 #블루파이어 12일

4,290,000원~

10.02(수)~10.10(목)

[일본기차여행][혼슈+큐슈 9일] #인솔자와함께하는자유여행컨셉 #소도시 #대도시 #고급료칸호텔4회

3,810,000

09.03(화)~09.14(토)

[동남아 한나라 일주] 인도네시아 일주 #노쇼핑 #노옵션 #노팁 #브로모화산 #블루파이어 12일

4,290,000

11.16(토)~11.24(일)

[인솔자와 함께하는 자유여행] 핀란드 라플란드 9일 #글라스이글루숙박#오로라헌팅 #순록썰매 #스노우사우나

4,690,000원~

11.09(토)~11.18(월)

[인솔자와 함께하는 자유여행] 아이슬란드 10일 #블루라군 실리카호텔 #스카이라군 #오로라 #빙하동굴

6,390,000원~

여행후기로 미리 보는 여행

산티아고 순례길은 나와 더불어 행복한 길

'코로나'는, 우리 부부의 한 달 또는 두 달간 제주도 올레 오름길 걷기여행살이, 해파랑길, 강릉 바우길 등 우리 국토의 새로운 진면목에 빠져들게 했던 기간이었습니다. 이후 '참좋은여행사'의 [프랑스길120km]'산티아고 순례길 10일'일정은, 3 년만에 다시 만난 꿈 같은 순례길이었어요. 아내는 특히 산티아고 순례길 도전을 꿈꾸었으니까요. 아내의 그 도전이 이루어지길 나는 간절히 바라고 있었답니다. 동참한 일행분들을 만난 일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어느 누구와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며 진정으로 여행을 즐기는 아내, 나는 그 즐거움에 맞추어주길 애쓰면서, 둘은 소소한 것에 가끔 티격태격, 그렇게 한층 마음을 모으고 이해하며 가까이에서 서로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것이 '부부의 여행', 매일매일 내가 나를 다시 만들어가는 순간, 그것이야말로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여행의 이유' 중 하나랍니다.^^  마드리드 공항에서 처음 만난 순례 길잡이 최진석 님, 부담없이 솔직하고 재미있는 담화 속 걷기 가르침, 큰 웃음과 편안함을 안기는 부드러운 몸짓으로, 우리를 크게 환영하고, 끊임없이 순례 마음자세를 가르쳐주었지요. 길잡이로서의 모든 면을 풍부히 지닌 분임을, 순례길 위에서 초록초록 깨달아갔습니다. 특히 누구에게나 고르게 눈을 맞추며 일일이 친절하게, 개인의 장단점, 좋은 자세와 나쁜 자세를 진심을 다해 지도해 준 은총으로, 순례를 완주할 수 있었어요. 마치 행군 교관처럼 굳고도 자연스런 표정과 음성으로, 걷기의 의지를 북돋워주는 모습이, 논산훈련소 훈련병교관 병역의무(ROTC) 나를 보듯, 퍽 '인상적'이었답니다. 구간구간 지역특징, 날씨, 걷기자세, 교통, 음식점과 가격, 휴식장소, 상징적 위치, 주의점, 걷기예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 등 우리의 순례길을 배려해 주었습니다. 참 행복하고도 감성 가득한 순례길이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정의철 인솔 대장님은 한 단체의 '보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단이란, 응당 약간의 부족함이 있거나 능력있는 사람이 있기마련인데, 그윽한 미소와 말씨로 모든 일행들을 한결같이 대해주려는 눈길, 한 순간이라도 부족함을 느끼지않게해주려는 따뜻한 배려와 노력, 이 모든 것이, 빼어난 인솔자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가야할 길도 아름답지만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것 또한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군요. 대장님 고생하셨습니다. 푸욱 쉬시며 국내의 여유를 더 즐기시다가 다음 여정에 편안히 오르시길 기원합니다.  2023년 8월31일~9월9일 7박10일간 우리 불나방 부부, 다시 한번 두 분 대장님께 고마웠던 마음을 전합니다. 건강하시고 지금의 '별빛 내리는 들판(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처럼, '명약관화', 소속 회사와 더불어 더욱 빛나는 발전을 기원 드립니다. 고마웠습니다.                                                                                     2023년 9월10일, 강릉 암불나방 김현진, 수불나방 정완철 인사올립니다.   2023년 9월 1일(금) '이스탄불', '마드리드'공항을 거쳐, '루고(LUGO)' 지역의 'HOTEL ALFONSO Ⅸ', 현지시간 20:00시경 도착, 45분 뒤 호텔식 저녁식사   엊저녁 공항에서부터 타고 온 버스다. '루고(LUGO)' 지방의 '순례 시작점'에 우리를 내려준 뒤, 미리 도착지에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가 도착하면 다시 숙소까지 태워준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모두 5 개의 길이 있다. 1. 가장 잘 알려져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걷는, 총길이 800km 거리의 '프랑스길(Camio Frances)'로, '순례길'이 초행인 여행자에게 가장 적합한 길이다. 세계인들을 만날 수 있으며, 숙박시설도 가장 충분하다. 특히 예상 못한 어려움이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하기 쉽다. 우리가 지금 걷고있는 길이다. 2. 스페인 남부 도시 '세비야'에서 시작, 스페인 중부를 가로질러 내륙지방을 걷는 '은의 길(Via de la Plata)'로 1,000km에 이른다. 3. 대서양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 스페인 북쪽해안을 따라 걷는 '북쪽 길Camio del Norte)'로서, '프랑스길'의 'Sarria'에서 만나 한 길을 걷게된다. 'Sarria'에서부터 순례객이 특히 많아지는 이유다. 4. 최초의 순례길로 알려져 있는 '프리미티보 길(Camio Primitivo)'은 320km로 짧지만, 산악지대 숲길을 따라 걷는다. 5.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시작, '포르투'를 지나, 총 620km의 대서양 해안길을 따라 걷는 '포르투갈 길(Camio Portugues)'이 있다. 모두 각각 다른 방향에서 시작하지만, 아래 사진의 '가리비조개 껍데기'처럼, 목적지는 단 '한 곳'이다.  9월 1일 저녁, '루고(LUGO)'지역 숙소에서 아내와 같이 '크리덴시알(CREDENCIAL)', 즉 '순례자 여권'을 받았다. 우리는 호텔이지만, 순례자의 숙소 '알베르게(AIBERGUE)'에서 응당 발급한다. 순례자들은, 지나가는 카페나 BAR, 음식점, 기념품가게, 쉼터 등에서, 순례인증도장(스탬프)을 하루 최소 2 개 이상은 찍어야한다고 순례대장님이 강조했다. 인솔대장님이 여권, 귀중품, 지갑 등을 챙겼는지 꼭꼭 확인하듯이, 짧은 5 일이었지만 몸에 착착 지니고 다녔다.^^  '산티아고 순례자협회'에서 주는 '인증서'는 내 발이 나를 지탱하여, 내가 주고 내가 받는 것, 고난을 무릅쓰고 드디어 내가 나를 이겨내는 것이다. 나를 성찰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은 이렇게 늘 다시 찾아오는데도, 언제나 '부실한 됨됨이'는 내 안에 상존함을 어쩌랴!! 특별한 이번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아내와 함께 걸으며, 그 '부실함'을 나 스스로 조금이라도 씻어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산티아고' 첫순례길,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2023년 9월 2일(토) 순례 첫날, 이른 아침 출발 때 가랑비, 차차 그치고 흐림 아침 6시 기상, 7시 식사(매일 아침과 저녁식사는 호텔에서 제공, 순례길에서 점심은 자유), 8시 순례준비, 해뜨기 전이다. 우리나라 가을비 같은, 추적추적 빗줄기가 첫날의 조바심을 자극한다. 숙소 부근엔 온갖 도보 장비를 갖춘 상점도 있다. 정의철 인솔대장님과 최진석 순례대장님의 의연한 자세와 그 도움말은, 한층 자신감을 부돋워주었다. 덕분에 마음이 얼마나 든든한지!! 아내와 격려하며 은총과 평화를 기원하였다. 위 표는 '참좋은여행사'에서 준비한 날짜별 '구간평면도'이다. 이동지역과 남은 거리, 해발고도, 숲길, 쉼터, 오르내림 비탈기울기 등, 담당자님 정성 가득가득 고마운 자료다. 무리하지 않고, 걸으멍 쉬멍 먹으멍 해야겠지? 순례대장님의 말에 극안심, 절대 한국처럼 주룩주룩 오는 비가 아니므로, 우비보다는 작은 우산을 쓰라는, 날씨는 과연 그랬었다. 가랑비 오락가락, 이내 그친다. 바람도 없었다. 참고로, 우리 강릉 '대관령' 해발고도 865m, '한라산' 1950m, 보통 일반 도시라면 100m 내외~200m 내외의 고도가 될 것이다. '고도'는 특별히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호텔 'HOTEL ALFONSO Ⅸ', 지금은 현지시간 아침 8시, 첫순례 출발 직전이다. 스페인은 우리나라보다 7 시간 늦다. 오늘은 배낭을 모두 가지고 내려와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버스에 짐을 실었다. 오늘 이곳 '사리아'에서 '포르토마린'까지 '순례길'이 끝나면, 우리의 짐만 싣고 미리 '포르토마린'에 가서 기다리고 있던 이 버스는, 그곳에서 곧바로 다음 숙소. 'Eurostars Gran Hotel Lugo'로 이동한다. 또한 이 버스는, 걷는 도중 불편해지거나, 환자, 응급처치 등 비상사태 발생시 운송, 응급구호역할도 한다. 사실상의 출발지 '사리아 성당'이다. '평화를 주소서.' 불안을 떨쳐버리고 나의 순례를 믿으며, 마음의 준비를 하였다. 불안은 자연스러운 생존 본능이고, 사람은 이 본능을 다스릴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 위를 이제 우리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빗줄기마저 초조하게 하였다. 처음엔 우의를 입었다가 우산을 쓰고, 이젠 아예 우산까지도 접었다. 이렇게 빨리도 이 지역 빗줄기의 성질을 파악하다니.^^날씨가 한몫 해주리라는 '예감'.  "용기는 두려움이 없을 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할 때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용감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겨낸 사람이다."(넬슨 만델라) '사리아'부터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 도시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120km이다. 100km 이상을 걸어야 순례자 완주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은 순례자가 모여드는 곳이라고 한다. 4~5일 동안 걸으면 되니까. '부엔 까미노'(좋은 순례길을 기원합니다.), 세계인을 만나며 인사하는 길이다. 인사는 '천사'임에랴!!!  처음 오르막길과 끝 내리막길을 빼면 대체로 평지길이다. 전체적으로 평이하다. '코로나' 기간 동안 아내와 둘이서 제주 한달 또는 두달살이를 거듭하면서, 올레길을 몇 번 완주, 오름길을 오르내린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여기 오기 전부터는 하루 10km씩 걷기 연습도 반복했다. 다만, 제주올레길은 한 구간이 20km를 넘는 구간은 없다. 여기는 훨~그 이상, 그치만 예쁜 경치에** 제주특별자치도 올레길을 개척한 분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고서 '올레길'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순례길 내내 '걷기 명상'과 새로운 분위기와 감성에 젖으며 무척 고마워하였다. 우산풍경, 가을분위기, 안개 낀 이른아침, '에스프레소' 커피처럼 소슬한 빗줄기는 '기도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지금은 쇠퇴했지만, 지난 수천 년 동안 가장 화려한 영화를 누려온 이집트인들, 그토록 척박한 사막 한 귀퉁이에서 인류 최초로 가장 위대한 문명을 꽃 피운 힘이 바로 그 기도에서 나왔다. '메카'를 향한 그 표정이 너무나 경건하고 진지해서, 우리가 몰래 관찰하는 것도 미안할 정도였다. 그래, '기도'를 하자. 아내와 함께 의연히 중얼거렸다. '사리아' 성당에서 직진으로 가면 순례자의 길이 시작된다. 도시를 벗어날 때 좀 어두운 아침이라면, 길을 혼동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노란색 화살표를 잘 보고 걸어야한다. '포르토마린'까지, 미로 같은 좁은길, 내리막길, 오솔길, 포장도로를 지나며 노란 화살표를 짱 따라갔다. 그러나 얼마 안 가면 곧 방향표지판이 반겨주어 전 구간을 늘 함께하였다. 저 내 옆 순례대장님은 완주 '순례인'이며, 특히 스페인을 무척 사랑하는 '순례자'다. 어떤 길이든 반듯 반듯하게 걷고, 끊임없이 진심 가득가득 대화하며, 걷기자세와 순례정신도 곱게 갖추게 해주었다. 깨끗하고 솔직하게, 재미있는 말을 펑펑, 나는 많이 찐~웃었다.ㅎ 언어는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는 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격려하고 진취적인 마음과 용기와 의욕을 북돋우는 데도 사용한다. 그는 어려움을 극복할 힘의 원천, 자신감을 전달해주고 있었다. CAFE와 BAR를 겸하여 '알베르게'도 운영한다. 가게 안쪽에 순례자여권 인증도장을 마련해둔 쉼터도 있고, 여기처럼 아예 바깥 편한 곳에 두고, 자유롭게 찍고 갈 수 있게 한 곳도 있다. 40여 일, 또는 그 이상에 걸쳐 아주 힘들게 진정으로 고뇌하며 사색하던 순례자의 인증도장, 우린 거기에 비교할 수조차 없다. 그저 커피 한 잔, 아내와 함께 어제와 오늘, 내일, 아이들 어릴 때의 육아, 연애의 순간들, 퇴직전후, 여행, 한걸음 한걸음, 재잘재잘, 두런두런 그렇게 얘기하며 걷는 것이, 내게는 진짜진짜 소중하고 좋아하는 시간이다. 도란도란 아내는 얘기를 잘도 건네준다. 사람이 걸을 수 있는 모든 길은 이어져 있다. 하늘과 맞닿은 길, 흙냄새 폴폴 나는 길, 바람이 지나가는 바닷길까지, 여기도 수많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 자연 아래에 사는 모든 생명들은 날마다 저답게 삶을 시작하고, 부딪치고, 또 흔들리며 이어간다. '너'라는 생명에게도 '너'로서 시작하고, 살아갈 힘이 충분히 있다고 매일매일 공기의 호흡을 뿜어주고 있다. 자신의 진정한 마음을 따라 사는 한, 삶이란 흐름을 따라 조금씩 흔들리더라도 결국은 제 모양을 이루며 사는 것이니 희망을 놓지도 말라고, 옹기종기 마을길 사람들도 보이지않는 곳에서 말하고 있다. 어린 시절 추억을 그대로 되살릴 수 있는 길, 무엇보다도 사람 냄새 솔솔 나는, 정겨움이 가득한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기분 좋아서 걷기보다 걸으니까 기분이 좋았다. 오늘 걸은 뒤에 발이라도 아프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 '근심 걱정'을 미리 해서 좋을 건 없다. '순례정신'을 바르게 지니려고 애쓰면 이 '자비로운' 길이 나를 지켜주리라 믿는다. 놀멍, 걸으멍, 쉬멍, 이 길을 걷다보면 마음 속에 담아둔 걱정거리가 자신감으로 바뀌고, 생면감을 느끼게 된다고들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주말이나 짧은 휴가로 다녀올 수 있는 예쁜 길이 참 많다. 새들도 떼를지어 찾아온다. 그 철새들의 삶에서도 생명의 위대함을 읽을 수 있다. 내비게이션 없이 대륙을 횡단하여 계절을 나고, 다시 제 살기 좋은 계절이 되면 그 땅으로 돌아간다. 수많은 철새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방향감각과 귀소본능, 날갯죽지의 고단함을 뛰어넘는, 생식의 위대함과 생존의 욕망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아 브레아'까지 10여 km를 걸었다. 드디어 100km가 남았다는 표지석, '티끌 모아 태산', '시작이 반이다.' 건강한 마음가짐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모아서 둘이 걷는다. '100'은 만국공통 의미강조 수식어다. '백 점, 백 살, 백만송이, 백전백승' 등이다. 같이 온 친구들을 기다려,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려던 젊은이들이 웃으며 비켜주었다. 길을 걸을 때마다 항상 느껴온 것, 우리의 직진방항과 동일선상에서 마주 걸어오는 어떤 사람, 그는 우리가 진행위치를 바꾸기도 전, 저 멀리서부터 미리 옆으로 비껴서 걸어온다. 먼저 양보하는 사람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걸어서 '순례'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멋진 장소가 되는 곳!! 온전히 걷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아름다운 길은 끊어진 마을길에 이어놓고, 잊혀진 길은 되살리고, 사라져버린 길은 오롯이 살려내, 길 이름을 새로 붙이고, 추억의 색연필을 꺼내준다. 분명 우리나라 시골길이다. 직진거리 3~4분, 코앞에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두고 집을 나서면, 곧바로 ㄱ자, ㄴ자, ㄷ자, 밭두렁, 논둑길, 우물길, 보리밭, 밀밭길, 20여분이 지나야 학교에 이르렀다. 키 큰 보리밭 사잇길, 친구와 밀밭의 깜부기로 서로의 얼굴에 칠해대며 깔깔거렸다. 지금은 순례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장식물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농업활동의 결과물을 저장한다는, 집집마다 각각의 모양과 색깔로 지은 '오레오(Horreo : 둥글거나 사각형의 나무나 돌로 만들어진, 고가식 곡물창고)'가 곳곳에 보였다. 아랫부분을 직각으로 튀어나오게하여 쥐의 혈압을 한껏 올리는 게 목적이라고^^다혈질의 쥐는 몇 번이고 시도하다가 아래로 떨어져 기절하리라. 처음 걷는 이도, 혼자 걷는 이도, 순례길에서는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순례객들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거니와, 곳곳에 설치된 표지들이 길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풍광에 홀려, 향기에 취해, 얘기꽃을 피우다 깜빡 길을 잘못 들어도 걱정없다. 마지막 표지를 보았던 지점으로 돌아가 천천히 주변을 살피면 금세 반가운 '가리비 조개'가 방향을 가리켜준다. 길옆의 돌담은 '석탄암석'이라고 한다. 아주 얇게 쪼갤 수 있어서 지붕잇기에도 쓰이고, 질펵한 길바닥의 물기를 덮어, 딛기 편하게 평평한 바닥 만들기에도 적절히 쓰인다고 한다. 인간을 비롯한 만물은, 태어난 자리의 환경 및 주변과의 관계를 극복해야만 하는 변화를 겪는다. 남녀노소, 가족들, 가릴 것 없이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을 헤아리며, 오랜 세월 기품 당당한 나무들, '유클립투스'라던가? 묵묵히 그늘을 내어주는 이 너그러움, '야고보(산티아고)' 성인도 목을 축이며 저렇게 의연했으리라. '여행은 나 자신을 가꾸는 것이다.'  '순례길' 봉사자들이 순례객들의 편한 발걸음을 위해, 주위의 환경조성에도 많은 힘을 쏟았을 것이다. 그 배려가 진심 고마웠다. 논길을 따라 바다로 가던 어린시절, 엄마가 싸준 도시락 속 통감자와 고추장이 바로 그런 정성이라고 생각되었다. 꼬닥꼬닥 걸어가는 '산티아고 순례길', '올레'란 말만 사용하던 내게, '순례길'이란 용어가 갑자기 생소하고 너무 거창하게만 느껴지는 걸 어찌하리. '알베르게'에서 묵을 때, 펼쳐 꺼내 사용할 짐들을 모두 배낭에 넣고, 그 무게를 이기며, 몇 날이든 묵묵히 혼자 걷는 순례자의 뒷모습엔, 남다른 삶의 인내가 배어있다. 아래 순례객은 오랫동안 우리 앞에서 걸어갔다. 주변 풍경은 고즈넉하고, 이 가게 벽면의 독특한 장식 때문인지 순례객들로 붐빈다. 드나드는 문 옆에 중간스탬프가 놓였다. 한국라면도 있다는 한글도 붙었다. '순례자 여권'에 인증도장 쾅쾅~^^ '자기 자신을 신뢰할 수 있으면 모든 것에 대한 자신이 생긴다.' 예수님의 제자 중 첫번째 순교자인 '야고보'(스페인어=산티아고), '야고보'의 제자들이 그의 시신을 배에 태워 바다로, 놀랍게도 스페인 이베리아해변까지 떠내려갔다. 더 놀라운 사실은, '야고보'의 시신이 가리비조개 껍데기에 둘러싸여 전혀 손상되지 않고 보존되어 있었다고. 이런 이유로 가리비조개 껍데기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이 되었다. '산티아고'라는 말은 '야고보'의 스페인어 'Jago'에, 성인이 된 남자에게 붙이는 접두사 'Santo'를 합쳐 'Santiago'가 되었다. 9세기에 야고보 무덤이 발견되자 '아스트리아스' 왕국의 '알폰소2세' 왕이 첫순례를, 작은 성당을 지었다. 무덤 주위로 도시가 생기면서, 이름을 '별빛이 내리는 들판'의 단어 '콤포스텔라'를 써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고 도시이름을 붙였다고,  책에서 읽었다.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바닥에도 방향표시를, 이렇게 고마울 수가. 1982년, '교황'의 '산티아고' 방문으로, 15세기 이후 쇠퇴했던 순례길은 세계인의 관심을 되찾으며, 1993년 '프랑스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요즘은 종교적인 이유보다 개인의 성찰과 도전의 길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추세다. '빌라차(Vilacha)' 마을(20km지점)을 지나면 두 갈래길 이정표, 왼쪽이 경사가 급하고, 오른쪽은 경사가 느리다며, 두 갈래 순례길에선 대체로 오른쪽을 택하라는, 대장님이 일러준 대로^^실천했다. 포장된 내리막길 끝쪽엔 작은 자갈, 조심스럽다. '미뇨강(Rio Mino}' 다리, '자유의 종'이 '하트'표지(심장의 상징) 안에서 울려퍼진다. 물론 순럐객들이 목적지에 거의 왔다는 기쁨의 울림이다. 이른 아침 가랑비가 내리더니, 우산을 쓰지 않아도 걱정할 것 없는 안정된 흐린 날씨, 걷기엔 안성맞춤인 날씨다. 다리 아래 강바닥은 거의 메말랐다. 거친 강변이다. 이것은 희생일 수 있다. 척박한 생명체들에게 더러운 물이나마 공급해주고 헐벗은 강바닥은 축축한 습기마저 아낀다. 거친 강변 만큼 다리 높이도 거칠다. '포르토마린'이 얼마 남지 않았다. 꽤 긴 다리를 건너면, 여태 못 보았던 급경사의 이런 가파른 계단이!!@ 같은 해가 뜨고 매일 찾아오는 하루지만, 길을 나설 때는 항상 새롭다. 호기심은 우리를 늘 새로운 길로 인도한다. 삶의 길은 가파르다. 그렇기에 마음만은 평탄함을 유지한다. 드디어 첫날 23km를 걸어 '포르토마린' 도착, 20km가 넘는다고해서 사실 좀 부담스러웠다. 새로운 경치, 새로운 주택구조와 풍물, 주민과의 인사, 순례객들의 씩씩하고 활기찬 걸음걸이에 더욱 힘을 받았다. '여행은 편견과의 싸움이다.' 아내와 손을 잡고 첫날 순례 성공을 기뻐했다. 오후 2시30분이다. 성당은 톱니 모양의 지붕이 독특하다. 성당 뒷골목에 다양한 상점과 카페가 밀집, 여기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 길 위에선 화장실 사용을 위해 커피 한 잔이 최고의 예의였다. 이 식당, 바깥 좌석에도 손님들이 많이 앉아있었다. 우리나라의 '시래기국' 같은 스페인식 음식을 주문하여 맛있게 먹었다. 잘 먹고 잘 자고, 동반자와 재잘재잘, 도란도란, 재미와 흥미를 맞춰 걸으면 다리에 더욱 힘이 생길 것이다.  첫날 순례를 무난히 마쳐서, 아내와 내심 뿌듯해했다. 제주 '올레길'에서도 첫날부터 이렇게 긴 구간을 걸은 적은 없다. 나는 속으로 걱정이 좀 되긴 했었다. 그러므로, 아내가 옆에서 걸어주는 것어 얼마나 고맙고 든든한지!! 제주에서, 어떤 날은 두 구간을 하루에 한꺼번에 걸어보자고, 용기를 내어 33km를 걸어본 적은 있다. 그때의 조심스러웠던 경험이, 이곳에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작이 반이다. "좋은 동행자가 함께하면 그 어떤 길도 멀지 않은 법이다.(박노해, '걷는 독서'에서)" 기다리고 있을 버스로 향했다. 오늘은 'EUROSTAS GRAN HOTEL LUGO'로 숙소를 옮긴다. 아침에 순례길 출발할 때 버스에 짐을 실어놓았었다.   2023년 9월 3일(일) 순례 2일째, 대체로 흐림 스페인은 한국시간보다 7시간 늦다. 아침 6시30분 기상, 7시30분 식사, 버스로 9시경 '포르토마린' 성당 부근에서 하차, 오늘의 25km 일정은 다양한 지형을 경험하는 하루가 될 것이다. 저수지(강물)를 바라보며 출발, 주도로와 숨바꼭질하며 숲길을 오르다가, 주도로에서 완전히 벗어나 '라곤데산맥' 등성이를 오른다. 자연의 신비로움, 지나온 길의 아름다움, 지도를 보면 '오르삐딸 다 끄루즈'까지 오르막길이다. 2차선 도로의 좌우에서 번갈아 걷기도 하는데, 차가 꽤 지나다니는 국도, 가끔 도로옆 작은 길이 없어지면서 도로 위를 걷기도 하여 꽤 조심스럽기도하였다. 아내가 나에게 방심하지 말라는, 선의의 '경고'는 언제나 '안전유지' 도움말, 내가 주위 경치를 자주 촬영하는 습관이 있어, 아내는 그런 나를 걱정할 때가 많다. 숙소 'Eurostars Gran Hotel Lugo', 오늘의 순례 출발점 '포르토마린(Portomarin)'까지, 우리를 태워줄 버스가 대기하고있다. 우리, 날이 밝으면 끼니를 먹고, 자연과 들판을 둘러보며, 수많은 생명을 만나고 살피고 생각하고, 기록하는 일이 중요한 일과이다. 길 위에서는 자연의 모든 생명체가, 간직하고 있던 순수 본질을 드러낸다. 삶을 이어가기 위한 '영웅본색'이다. 순례길을 개척한 사람들, 길 주변의 깨끗한 선입관 유지를 위한 그 땀과 노력이, 흙냄새와 숲의 향기에, 오늘 아침은 안개에까지 그 마음씨가 배어있는 듯하다. 현지 주민들은 우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외국에서 온 순례객, 현지인의 생활에 큰 방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배려의 마음을 품고, 스틱 소리도 줄이며, 한 발 한 발 발걸음에 고마움을 담았다. 걸으면서 읽는 것도 많다. 고운 풍경을 실컷 감상, 구름도, 나무, 풀, 꽃, 돌멩이, 바람소리도 모두 동행하는 순례친구다. 걷는다는 것은 살아있음을 확실히 증명하는 수단이다. '곤사르' 마을 입구에는, 갈리시아의 모든 마을에서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숲은 하나의 공간을 서로 나눈다. 빛이 쏟아지는 하늘을 나누고, 양분을 흡수할 땅을 나누고, 서로의 가지와 가지가 만나는 수직의 공간도 나눈다. 나눔에 지혜가 스며있다. 비록, 순례 이틀째지만 지구 위의 모든 자연환경이 서로 흡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있다. 그래서일까? 특히 우리나라 남도길, '서편제'의 황토길을 걸으면서 아내와 나눈 대화들이 마냥마냥 다시 떠오른다. 생각의 발길을 재촉했다. "우리의 첫 철학 스승은 우리 발이다.(루소) 걸으면서 평소에 간과했던 자연과 세상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는 감각을 믿었기 때문이다. 걷는 발이 뇌신경을 자극해서 색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철학의 깊이를 더한다고 믿었다." '곤사르(Gonzar)'는 샘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떡갈나무 숲과 시원한 그늘이 있어서, 순례자들이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한다. '까스뜨로마이오르(Castromaior)'는 과거 '켈트족'의 요새였다고 들었다. 공부도 하고, 함께 걸으며 나를 돌아본다는 것은 소중한 성찰이며 행운이다. '자연'이라는 큰 스승이 더불어 함께 걷고 있기 때문이다. 들판은 황토길의 연속이다. 이 오래된 마을에서 주도로가 뚝~끊긴다. 황토길이 더 친숙하다. 초록과 황토, 검푸른 자연, '순례길'의 조화,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 공유하는 일은, 현실 그 자체인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오늘 하루에 몰입한, 강한 흔적을 남기자꾸나. "생각은 발에서 나온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틈만 나면, 제자들과 함께 걸으면서 토론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철학을 가르친 것으로 유명하다."('걷기의 철학'에서) 꽤 큰 목장과 같은 시설을 갖춘 쉼터다. 대관령목장을 생각하며 시원한 콜라를, '나 홀로 카페'도 길게(?) 이용했다.ㅎㅎ남녀 구분되어 두 칸이 따로 된 '화장실'이지만, 긴 줄을 선 남녀 순례객, 어느 칸에서든 사람이 나오면, 남녀표지 구분 겨를도 없이 번갈아 날래게 입장(^^)했다.   '산티아고'까지 78.1km, 순례객을 위해서일까? 방향 구분이 좀 난해한 갈림길에서는 이렇게, 더 자세한 표지판으로 설명해준다. 마을을 지나 넓은 길로 이어지는 길이다. 좀더 걸어가니 바로 '벤따스 데 나론(Ventas de Naron)' 마을, 여기서부터 '리곤데 산맥'쪽으로 오르막길이다. 본격적인 오르막길에 대비하여 쉬어가기로 하였다. 역시 '알베르게'를 겸하고 있는 곳이다. '에스프레소와 커피라떼'를 마시며, '순례자 여권'에 인증도장(스탴프)도 눌러(^^힘주어) 찍었다. 힘 줄 때가 따로 있지.^^ 자연 앞에서는 늘 겸허함을 잃지 말아야한다.  '리곤데(Ligonde)' 마을은 중세에 '까미노'의 중요 기착지였단다. 마을마다 모양새가 다른 '곡물창고(Horreo : 오레오)'가, 마치 나그네의 허기를 채워주려는 듯, 농업활동의 끝에 풍요로웠던 품새가 뽐어나온다. 저렇듯 겉치레보다 내면이 꽉 차 있을, 위용이 얼마나 볼품 있는가? 청소년들이 '식수대'에서 차례를 지키며 목을 축인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까? 더욱이 대견하기 그지없다. 그 옛날, 고교에 갓 입학해 첫주번활동, 한번은 친구들과 잡담, 쉬는 시간 칠판 지우는 걸 깜빡했다. 젊은 영어선생님 들어오시더니 '주번 나와!!' 불호령, 칠판을 몸소 지우시곤 그 지우개로 내 머리 위에서부터 얼굴, 상체 등 사정없이 내리치셨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 뒤의 '나', 꽤 규모 큰 공립고교 발령, 시작 종이 울리고 들어선 교실 칠판엔, 가끔씩 앞시간 과목 분필글씨가 그대로 꽉차 있었다. 주번인지 실장인지 황급히 뛰쳐나와선, 겁 먹은 듯 허둥지둥, 나는 태연히 차분하게,^^ "괜찮아 들어가, 내가 지우면 되지 뭐."  영어 선생님께 지우개로 얻어맞은 뒤 어김없이 또 '월말고사'(그땐 다달이 치른 시험이 기말성적으로 종합)를, 채점된 시험지를 내 주시며, 유일한 최고점, 내 이름과 내 얼굴을 확인하시던 선생님, 숨기느라 애쓰셨겠지만 내심 당황당황 그 미안해하던 눈길, 나는 그 표정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있다. 가르치려는 열정이 남달랐던 선생님이셨다. 이 순례길에선 나 스스로 진정한 '순례자'가 될 수 있을까? 순례길에서 떠오르는 추억들이 내가 걸어왔던 길들을 가르쳐준다. 저 '방향 표지석'처럼!! 도로가 계속되고, 작은 마을들이 나오는 전형적인 스페인 시골마을이다. '리곤데 산맥'과 '로사리오' 고갯길에서 약간의 피곤함, 곧 정상을 되찾았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약간은 불편하다. 이럴 땐 결단이 필요했다. 조용조용 마을 오솔길, 가만가만 만나는 나무들, 흙내음을 맡고, 나무에게 말을 걸고, 꽃들에게 인시하며, 새들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바람에 나를 맡겨 보았다. 또 쉬었다. 그 휴식시간 만큼 몸도 빨리 회복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보 후퇴는 일보 전진임에랴. 물리적인 허세보다 보이지 않는 실속을 채우며, 아내랑 재미있었던 지난 얘기도 나누었다. 더욱 값진 '산티아고 순례길'은 아내와의 소통이 거의 전부가 될 것이다. 특히 사랑스런 아들들을 기르던 얘기(육아)는 언제나 나를 반성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직선으로 뻗은 도로다. 순례길의 어디든, 어떤 사람이든 같은 길 위에 있다. 똑같은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서 그 현상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현상을 대하는 마음은 다른 세상을 접한 것과 같은 인식의 변화를 줄 수 있다.  이 숲길 오르막을 걸어 지방도와 만난다. 날씨에 따라 변화가 있지만, 날씨 좋은 날 구석구석 훑어보는 재미가 쏠쏠, 숲길을 걸으며 풍경을 담는, 소재도 다양하고 흥미롭다. 앞에서 걷는 동반자의 뒷모습도 매일매일 새롭다. 햇볕이 내리쬔다해도 마음은 한결 개운해진다. 날씨 또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받쳐주었다. 2차선 도로가 마을을 지나가므로 특히 차량을 조심해야했다. 우리나라 외곽 순환도로 수준이다. 여행지에서 이용한 시내버스가 생각난다. 매일 밤 자기 전까지, 내일 날씨와 시내버스 노선들을 확인해야했던 여행도 있었다. 생명 모두는 매일같이 일을 하며 살도록 태어난 것을.^^ 누군가에게는 그 일이 형벌과도 같을 것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기를 실현할 수 있는 징검다리와도 같을 것이다.   그 과정도 참으로 신선한 흙길과 같은 감성이 생긴다. 생태연못 둑방에서, 아내가 준비한 점심도시락을, 그렇게 점심 끼니의 애틋한 추억을 가슴에 담고 있다. 마을을 나와 교차로를 지나면, 아스팔트 길 위를 걸어 '뽀르또스(Portos)'로 들어간다.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뽀르또스(Portos)'를 지나면 완만한 오르막길이 또 시작된다. '발로스'와 '마무리아'를 지나 '아 브레아'에 닿는다. '로사리오(Rosario)' 고개로 가는 마지막 오르막길을 대비해, 조금 더 나아가 'BAR'에서 휴식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고 안내책자에 써있다. 구간 끄트머리 '오 로사리오'의 언덕 오르막길, 'BAR'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빨리 걷기보다 동행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는 것이 제일의 활력소다. 퇴직 이후, 외국어 공부하는 날과 대학친구들과의 틈나는 교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아내와의 여행 등 함께하였다. 퇴직 전과는 달리, 같이 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깨닫는 것도 더 많았다. 결혼, 아내는 곧 전업주부로 전환, 참 슬기로운 육아 방법, 사고력, 뒤늦게나마 재평가하는 지금, 좀더 어린시절(?) 나에게 충고하는 말을 적극 받들었다면, 나는 지금보다 정신적으로 엄청 발전해 있으리라.(후회,후회)^^ 무조건 시키는 대로 따르고 싶은 '현재', 내가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을, 진심 고마워한다. '여성'과 더불어 나아감은 진정 '대한민국의 힘'이다. '빨라스 데 레이(Palas de Rei)'는 '왕의 궁전'이란 뜻이란다. 이곳에는 '서고트'의 왕 '위티사'가, 그의 아버지 '에히카'의 치세 동안, '갈리시아' 지방의 총독을 맡아서 살던 궁전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지었다. 책에서 읽은 내용이다. 목적지 'PALAS de REI'의 작은 성당에 도착했다. S자 형태의 구부러진 도로가 마을을 통과해 '알베르게'까지 이어진다. 중세에 이 마을은, 순례의 마지막 단계에 있던 순례자들이 쉬거나 함께 걸어갔다고 한다.  순례길대장님의 안내로, 성당 계단 아래 경사진 골목길에서, 시원한 '끌라라'(약한 레몬맥주) 한 잔으로 마무리, 오늘을 기념했다. 물보다 더 싼 스페인 맥주다. 혼자인 듯 혼자일 수 없는 길, 외로운 듯 외롭지 않은 '산티아고 순례길', 작은 비라도 내리고 나면 어김없이 강렬한 햇살이 내리쬔다는 '갈리시아', 그러나 오늘도 '갈리시아' 하늘은, 날씨에게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라고 부탁했나보다.^^날씨~고마워~   2023년 9월 4일(월) 순례 3일째, 대체로 흐림(흐렸다 갰다를 반복) 아침 5시10분 기상, 7시 식사, 8시 출발, 약 30km를 걷는 힘든 하루가 될 것이다. 5 일간 도보 중 가장 멀고 힘든 거리다. '빨라스 데 레이(Palas de Rei)'에서 '아르수아(Arzua)'까지 29.5km, 약 30km 구간, 쨍쨍한 햇볕 없이 대체로 흐린 날씨다. 순례대장님이 가르쳐준 걷기원칙을 명심명심 또 실천실천, 덕분에 지금까지 별탈없이 잘 걸었다는 안도감 뿜뿜.^^오늘도 배운 대로 걸어야한다. 인솔대장님도 도착한 사람 수를 확인하고, 뒤의 대원 한 사람, 한 사람 친히 챙기며 대원 모두의 안전을 기원하고 기원했으리라.. 여전히 날씨도 순조롭게 도와주고있다. 그동안 최저 13~14도, 최고 25~29도 정도. 국도를 여러 번 교차하면서 걷는데, 얕은 계곡들이 이어지는 숲길 구간이 대부분이다. '빨라스 데 레이' 마을을 나오면 국도를 따라 걷다가 작은 촌락으로 진입, 다시 국도를 가로질러서 흙길을 따라 걸었다. 이른 아침, 상쾌한 공기, 일부러라도 가슴 깊이 흠뻑흠뻑 들이마셨다. 숲은 생명에게 주어진 위대한 능력을 이해할 수 있게 가르쳐준다. '알베르게'를 겸한 '카페'의 바리스타, 혼자서 많은 순례객들을 상대하려니 여간 바빠 보인지 않는다. 화장실 이용객이 엄청 많아서 거기까지 주의집중하는 기색이다. '에스프레소' 두 잔, 제대로 내리려나 걱정했는데 정성껏 마무리를?^^순례객들이 줄이어 드나들고 바쁘게 해도 얼굴 한번 찡그리는 기색이 없다. '산티아고 순례길'만이 베푸는, '순례객'에 대한 격려이다. '오 꼬또(O Coto)' 마을, 성당에는 공동묘지를 겸한다. 성당이니까, 풍습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걷기는 혼자 걸어도 언제나 둘 이상이다. 걷는 이는 혼자가 아니다. 나무와 꽃과 모든 살아있는 것, 성당 옆에 편안히 누워있는 영혼들에게서도 호감을 얻기 때문이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 속담에, '구부러진 못생긴 소나무가 조상무덤을 지킨다'는, 그러나 순례객의 영혼은 순수하디 순수하며 영령들께도 은총을 기원하며 걷는다. 등성이를 계속 올라간다. 나는 타인과 붙임성도 부족하다. 변명이겠지만, 술을 못하여 그런지, 친구도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러나 둘도 없는 좋은 친구가 있다. 그런 나를 이해해주고 잘 이끌어주는, 아내가 있음에 내 후반기 인생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둘이서 같이 걷자고, 같이 '카페'에 가자고, 아내가 건네는 말은 늘 감동의 순간이다.  그래서 순례길은 '좋은 만남', '알찬 대화'의 연속이다. '까사노바' 마을에 들어왔다. 표지판에 보이듯 '빨라스 데 레이' 시에서 운영하는 마을인 듯하다. 마을 이름도 인상적이다. 이 마을을 지나면서 '루고(Lugo)' 지역이 끝나고, 순례길의 마지막 지방인 '꼬로냐Coruna)'로 들어선다고 안내책자에서 읽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이 지역이다. 마을이름은 거의 잘 알지는 못해도 순례의 끝 지역이라니, 으레 들뜨기 마련이다. '마지막 끝'이란 말은 좀 뭣하지만ㅎㅎ '까사 데 로스 소모사(Casa de Los Somoza)' 호텔 앞에 세워진 '산티아고 순례자상'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세계화된 길인지라 자연환경은 물론, 값싼 숙소나 정도에 맞는 호텔이 적당한 거리에 많아서, 순례객에 대한 직간접 관심의 정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관심은 '인연'이다. 앞서 가는 한 무리의 발랄한 청소년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참 명랑하게도 걷는다. 아마도 본국 소녀소년들이리라. 젊은이는 한 나라의 보배다. 그들의 무한한 추진력은, 나라의 긍정적 미래요, 크나큰 자산이다. 뒤 따라가는 우리가 저런 힘을 받아 이렇게 발걸음도 가벼워지다니, 그를 말해 무엇하랴. 스페인이여, 대한민국이여, 이들 덕에 발전을 거듭하리라. 저 그림자는 우리보다 멋있는, 더 찐한 순례객 모양새다.^^언제나 우리의 여행은 머리를 맞대고 어디를 갈까, 무엇을 볼까, 뭘 먹을까, 그 자체가 여행의 시작이자 즐거움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속살들, 진정한 여행, 새로운 방법도 찾게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순례길'이란 무엇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 힘든 길을 나서는 것일까? 책에서 보면, '니체, 루소, 다윗, 간디' 등 유명한 사상가들조차 매일 힘들게 먼 길을 걸었다. 어떤 누구의 도움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하는 운동이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나'를 돌아보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찾기를 원할 때가 있다. 가장 쉽게 접근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걷기이다. '순례길'의 정의는 사실, 순례자들의 마음 속에, 각각 색다른 옷을 입고 있을 것이다. '순례자'들의 용기를 북돋우고, 그 힘든 과정도 알고 있다는 듯, 마을 어귀나 숙소 앞에는 '순례자상' 모형을 세워놓았다. 마을 주민은 보이지 않아도 우리를 보고 있다. 없는 곳에서 더 예의를 지키고 고마워하면서, 주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걸어가야겠다. 걷기 시작하자마자 즉시 둘 이상이 되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이 우리에게 웃으며 친절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발걸음이 한없이 가볍다. '인사'는 '천사'인 것을!!! 여행에서, 또는 '순례길'에서 새로운 것을 보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모든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여행 동행자와의 소통도 그렇다. 동반자를 느끼고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순례자'와 '카페', 오직 여행만이 제공하는 기대감과 안도감, 문득 궁금해진다. 저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어떤 여행, 어떤 삶을 거쳐 이곳에 저런 모습으로 오게 되었을까? 여행을 좋아하고 언제든 떠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상해봤을 꿍의 공간이 바로 '여행카페다.  '까베세이로(Cabeceiro)'는 "가난한 이들의 '오레오(Horreo)'라고 부르는 전통적인 창고 구조물"인데, 현재는 '레보레이로(Leboreiro)'에 남아있는 것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들고, 기둥 위에 버드나무 가지로 엮은 커다란 광주리를 올리고, 그 위에 짚을 덮은 형태로서, 전통적으로 식량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했다. 이 성당은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양식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성당으로, 첨두아치 문의 '팀파눔'(Thympanum, 성당의 출입문이 아치 사이에 있는 반원이나 삼각형의 구역)에는 아름다운 성모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으며, 성당 내부에는 16세기에 만들어진 그림과, 요염한 성모로 알려진 중세시대의 성모상이 있다. '세꼬 강(Rio Seco)' 위에 설치된 중세 다리(Puente de Magdalena)fmf rjssjrksek. '오 레보레이로' 마을 끝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오 레보레이로(O Reboreiro)'는 '라 꼬로냐(La Corona)' 지방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마을, '오 레보레이로'는 '산토끼의 들판'이란 뜻, 산토끼가 많이 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마을 초입에는 '십자가 석상'이 있다. 상쾌한 마을의 청정 아침공기, 일부러 가슴 가득 듬뿍듬뿍 들이마셨다. 그리고 천천히 걷는다. 이 맑은 공기를 더 마시려고.^^ 낯선 곳에서는, 익숙한 곳에서 발견 못하는 것을 보게 되어 하루하루가 새롭고, 기대되는 나날이다. 살면서 어느 날, 가슴 설레는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있을까? 내리막길은 순례객들로 꽉 차서 내려간다. 어느 여행작가는, '여행은 돈과 명예 등 계급장은 다 떼고, 오감을 사용해 한 발, 한 발 자기 발로 걷는 여행이 가장 화려한 여행'이라고 토로했다. 자기 자신에게, 또는 동반자와 함께 그 순간 순간에 집중한다면,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가 어찌 들려오겠는가? 뜻을 품은 사람들이 남긴, 가슴에 담기 좋은 명언 명구들을 읽노라면, 그 순간 만큼은 세속적 욕망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러나, 여행이 끝나고 다시 세속인이 되어가는 '나', 진짜진짜 신비로운(?) '안타까움'의 연속이다.  잔뜩 화가 나서 눈썹을 찌푸리고, 진한 회색빛 입김을 마구 뿌려대는 무서운 하늘이지만, 확 트인 마을 경치가 후련하다. '산 소안 푸렐로스 다리(Ponte de San Xoan Furelos)', 이 다리는 '푸렐로스 강' 위에 4 개의 아치로 만들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다리다. 표지석, 산티아고까지 54.139km 남았다. '푸레로스 거리(Rua Furelos)를 관통, '푸렐로스' 마을을 지나간다. 다리 난간에 기대어, 자기 마을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한 사람의 옆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마을 밖의 '세코 강(Rio Seco)'을 건너 '디세카보(Disecabo) 와 국도 옆 산업지구도 지났다. 숲길을 따라 내려가 중세풍의 '산 후안' 다리를 건너 '푸레로스(Fureㅣos)'로 진입했다. 건물 옆 벽면을 크게 장식한 저 그림, 양봉업자인가? 얼굴에 쓴 건 분명 벌침 보호막으로 보인다.^^ '뿔뻬리아 아 가르나차(Pulperia A Garnacha)', 문어요리 전문점으로 유명한, 도로 옆 이 식당에서 잠시 휴식, 문어요리와 시원한 '끌라라'도 주문했다. 한 시간여를 쉬멍 먹으명 마시멍. '멜리데'의 주요산업은 관광객과 순례자를 위한 서비스 업종이 주를 이룬다고한다. 이것이 문어요리 '뽈뽀(Pulpo)', 올리브오일에 볶은 문어를, 삶은 감자, 파슬리 가루를 섞어 먹는 스페인 요리, 쉽게 말해 스페인식 '문어볶음'이다. 우리 동해안 강릉에선 '문어'라고 하면, 그저 생으로 썬 '문어회'가 주 음식거리다. '멜리데'의 문어맛은 훈훈한 양념맛들이 섞여 독특했다. 우리나라 대도시에도 스페인식 문어요리가 있으리라. 요리도 워낙 '세계화'인지라!! 문어요리를 즐기는 순례객들, 종업원들도 친절했다. 관광도시 답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순례객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주방으로 가서 빈 물병에 물을 채우는 시늉을 하자, 기꺼이 맑은 물 같은 얼굴표정을 지으며 가득가득^^ 이 가게에서 간단한 기념품도 구입했다. 훨~ 싼 값이라 생각해서리^^ 모자와 티셔츠, 커피 잔 한쌍, 그리고 몇 개의 마그네틱이다. 매력적인 관광 국가에는 그곳만의 고유한 기념품이 있다. 여행지에서의 즐거웠던 순간, 행복했던 추억을 담아낼 수 있는 이러한 기념품은, 관광객들이 여행지에서 가졌던 좋은 이미지들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 이유 때문에 여행을 가게 되면 꼭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들을 한두 가지씩은 챙겨오게 마련이다. '제법 큰 도시 '멜리데(Melide)'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와 경쟁적으로 시정을 기울여, 순례자를 위한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있단다. 순례자를 위한 오래된 병원도 있으며, 지금까지와는 달리 시민들의 발걸음도 활기차다. 인도가 꽤 붐빈다. 골목길에서 화살표에 집중하려는데, 어디선가 '안뇽하세여' 인사말 소리, 현지 아주머니들, 용케도, 드물게도 일본인, 중국인을 가릴 줄 아는구나!! "올라, 올라, 싸우스 코리아", 하하호호, 엄지 척이다.   순례길은 자기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는 것이 좋다. 여유를 갖고, 그러면 또다른 아름다운 세계가 열린다. 길에 낙엽이 쌓여 있지만, 나뭇가지들은 청정하여, 우리의 호흡은 최상이다. 중간에 메마른 하천도 몇 번 만난다. 비가 오면 이 돌다리가 든든, 사시사철 배려가 고맙다. 한적한 숲속 안길을 거닐다보면, 유명 관광지도 아니고 화려한 자연 경관도 없지만, 그냥 그 속에 잠시 스며들게 된다. '순례길'에서는 더욱 그렇게 걷는다. 무엇보다도 부부가 함께 걸을 수 있는 곳이라면 찾아가서라도 걷고싶다. 오랜 동안을 그렇게 해서인지, 괜찮은 다리도 얻었다. 함께여서 더 강인했던 시간들.!!  길도 많고 그 길에 숨어있는 이야기도 나라마다, 지방마다 많더라. 순례객들로 꽉 찬 길이었는데, 갑자기 어느 지점에선 이렇게, 고요하고 아늑한 초록의 숲길을, 둘만이 산책하듯 가는 때가 종종 있었다. 선들바람도 스쳐 지나가고, 길 위에서의 자연은 나를 끊임없이 흔들어대다가 다시 붙잡아준다. 그렇게 나는 날마다 마주쳤다.  누군가 우리처럼 '산티아고 순례길'의 끝부분 120km를 걷고 난 뒤, 그 난이도라든가 주변환경에 대하여, 확실한 결론을 내리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높은 고도 없이 오르내림의 잦은 반복, 몸은 힘들어도 그 힘겨움을 이기려는 의지는 더욱 견고해진다'고 힘주어 말하리라. 무성한 푸른 자연과 감성색감의 황토길, 걸음을 재촉하기 때문이다. '걷기의 체력적 환경'은 서로 뒤처지게 하는 게 없다. 자연은 인간에게 오로지 공평하게 베풀고 있다. '쉼터'나 '카페'가 있는 곳엔 늘 '알베르게'를 겸하여 운영한다. 이 '끌라라(레몬맥주)'의 알콜 농도가, 내 생각만으로도 마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거푸 두 잔 가득 마셨다. 갈증을 달래주기엔 안성맞춤이다. 날 모르는 어떤 사람이 보았다면,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칠 수 없으려니' 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맛있게 들이켰다. 만용이었을까?^^슬슬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더니, 다시 일어설 즈음 약간 맥이 풀리는 듯, 워낙 술에 약해서리^^물병이 바닥나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싶다.ㅎㅎ얼굴은 재빠르게도 새빨개졌나보다. 여느 지역과 달리 예쁘게 장식한 '오레오(Horreo : 곡물창고)'도, 나는 고개를 한껏 젖혀 쳐다보기도하고. 한폭의 예쁜 색채들, 우리가 걷고있는 모든 곳은 순례의 공간뿐만 아니라, 구름이 하늘의 색깔을 칠하듯, 명상의 공간까지도 열어젖힌다. '순례길은 사색하는 길이다.' 그냥 내 생각^^, '순례길'은 먹은 만큼 간다. 그래서 중간중간에 카페, 싼 식당, '알베르게'가 보인다. '순례길'은 생각의 발길이다. 마을을 통과할 때는 저 자연처럼 예쁘게 통과해야지.^^곳곳에 순례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엿보이는 곳, 정말 많다. 외벽엔 일부러, 붓으로 칠한 것 같은 노란색 방향표지, 마음이 훈훈하디. 걸을 땐, 집중하여 걷는, 뒤의 순례자에게 길을 내어주는 배려도 해야겠다. '산 소안 데 풀렐로스 성당(Igrexa de San Xoan Furelos)'이다. '멜리데(Melide)' 도시 외곽지역, 주택단지가 있다. 나무나 인간이나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모진 시대에 험난한 공간, 좁은 환경이라는 계약을 이겨내고 조화를 찾아낸 아름다움, 나는 이를 '동네'라 부르고 싶다. 황순원 님의 단편소설 '소나기'가 생각난다. 한 줄기로 가는 길에 두 방향이라니, 이럴 땐 오른쪽으로 가라는, 순례길 대장님 말을 따른다. 그래도 새로 개척한 길로 짐작되는, 왼쪽길은 외곽으로 돌아서 결국 원래의 길과 합쳐진다고.ㅎㅎ그저 시간상의 문제다. 승용차 운전할 때 명심, '빨라야 5분', 옛고속버스 운전기사석 앞유리창 위에 붙은 명언(^^)이다. 어떤 길일까? 호기심 발동, 빙빙 돌아가고 싶기도 했다.ㅎㅎ 나는 마침내 '보엔테(Boente)' 부근 표지석에 주저 앉았었다. 알콜농도10%라는데, 이 정도라니!! 다리가 약간 풀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득 든 두 잔이니, 20%라고는 해야겠지?^^ 그러나 아내를 걱정시킬 정도는 아니다. 저 아름다운 경치는 농도100%의 산소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앉자마자 금방 원래의 기운이 쏴아 올라온다  '아르수아'까지 남은 3km 정도의 오르막길도 거뜬히 올랐다. 적당한 '만용'도 가끔은 필요하단 말인감^^ 이쪽 시내엔 건물 벽면에 순례객 형상의 그림이 유행인가보다. 기분 좋은 색상으로 부드러운 인물들을 잘도 그려놓았다. 이 지역의 첫인상을 남기기엔 괜찮은 그림이다. 사람 다니는 길(인도) 위의 '알베르게' 광고 모형도 귀엽다. '아르수아(Arzua)'는 작은 마을로, 도로 양쪽으로 길게 되어 있는 마을이다. '아르수아'는 '치즈'가 유명하다고 읽었다. 철저하게 원산지 표기를 해서 보호하고 있는데, 겨울 동안 무를 먹은 암소의 우유로 만든다고한다. 또한 '아르수아(Arzua)'는, 순례길 '북쪽길'과 '프랑스길'이 만나는 곳이다. '막달레나 소성당(Capela da Madalena)', 이 소성당은 고딕양식의 건축물에, 르네상스 양식이 일부 결합되어있는 성당으로, 순례자를 위한 병원과 함께 옛날 수도원의 일부였다고 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시장에 갔다오던 캐나다 이민동포 여성 순례자를 만났다. 우리의 '한국어' 말소리를 듣고서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고. 부리나케 한걸음에 달려와서는 친히 이곳으로 안내해 주셨다. 10년 정도를 집 나와 여행하고 있었다니, 이렇게 좋은 인연이 또 있을까!! 만약 강릉에 올 수만 있다면 꼭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그녀도 엄청 기뻐한다. 'HOTEL EXE PEREGRINO'에 버스로 이동했다. 순례를 시작할 때 짐을 모두 버스에 실었었다. 오늘(4일)을 포함해서, 앞으로 '5일'과 '6일'은 이 호텔을 이용한다. 주위 자연도 괜찮은 방이었다. 우리 대부분은 각자의 삶을 살아내느라 황망하여, 우리의 삶을 공짜로 부양해주는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한다. 산을 오르다 발길에 툭툭 차이는 풀 한 포기가 왜 그곳에 있는지, 그가 무엇을 열망하며 자신의 삶을 키우고 있는지, 그가 어떤 고난을 만나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도 살피지 못한다. 그래서 앙상하게 드러난 소나무의 뿌리도 함부로 밟지 못할 때가 있다. 우리 초당동 뒷산을 오를 때는 늘 그렇게 조심스러웠다.   2023년 9월 5일(화) 순례 4일째, 흐리고 가끔 빗방울(아주 가끔, 가는 비) 아침 5시30분 기상, 7시 식사, 8시 '아르수아(Arzua)'로 출발, 9시경 하차, 본격적으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근처로 진입하는 날이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여러 번 교차하면서 걸었다. 국도를 횡단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했다. 책을 보며 새로이 알게 되었지만, '유칼립투스' 나무그늘이 있는 상쾌한 도보길이 이어진다. 얕은 계곡을 세 번 정도 오르내리는 길, 그래도 평이한 난이도의 구간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5 일간의 순수 '산티아고 순례길', 순례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나'란 '참모습'을 깨닫는 시간, 기꺼이 이 한 몸 던져(^^) '불나방 감성'을 풍미하는 것도 대단히 의미는 있으련만. 첫순례길에서 처음 겪는 긴 구간이라, 별탈없이 걸을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도 되었다. 둘은 같이 걸으며, 격려의 대화도 잊지않았다. '아르수아(Arzua) 마을 끝쪽, 십자가 석상을 지난다. '산티아고'까지 38.025km 남았다는 표지석이 배웅해주었다. '가리비조개상, 화살표, 노란색화살'이 의리있게도 한 방향으로 모인다. 자연의 모든 물체들이 하늘이 부여한 자리에서 제 삶의 뜻에 머리를 조아리고 평생을 제 힘껏 찾아 나아간다. 순례길에는, 순례자가 목이 마를 때 물을 받아 먹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샘터(Fuente del Peregrino)'라는 곳이다. 햇볕이 쨍쨍 날 때, 이곳은 꽤 무더운 곳이라고 들었다. 다행히 흐리고 선선한 날씨를 만나, 물을 많이 마시며 걷지는 않았다. '아스 바로사스' 마을은 떡갈나무 숲에서 시작된다. '떡갈나무'란 식물을 다시 찾아봐야지.^^ 편안하게 생긴, 마을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서, 숲에서 내뿜는 건강한 공기를 흠뻑 마실 수 있어서 좋다. 'AS BARROSAS(아스 바로사스)' 마을은 떡갈나무 숲이 있다는 것도 안내 책자에서 읽었다. 그런데 아내는, 신발 바닥에 구멍이 나 있으므로, 작은 자갈조각이 바닥으로 들어올까, 이런 길을 조심해서 걸었다. 새로 산 신발보다 걷기 편한 신발, 최종 결정을 내렸다. '누가' 잃어버린 '모자'일까 아니면, '너'는 여기에 머물면서 순례자들에게 상상의 힘을 북돋워주라고 했을까, 배경이 그럴듯하다. 올라앉은 모자가 더 멋있어 보인다. '앙투안 로랭'의 소설,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에서, 그 영화제목에 어울리는, 이런 '모자'가 있었다니.^^그 원작소설을 읽었거나, 아니면 영화를 보았거나 했을 사람일 수도 있다. 상상은 자유고 착각도 자유라고 했거늘.^^앞으로의 '순례길'이, 이런 재미있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 원작소설은, 작가가 실제로 모자를 잃어버린 경험이, 작품활동의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사소한 일로 운명이 결정되고, 운명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아무것도 아닌 '모자'로 인해 사람들은 자신감을 얻고, 용기를 갖게되며,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 소설을 읽었거나, 아님 그 영화를 관람했거나, 어쨌든 그 주제를 생각하며 여기 이 모자를 놓아두었다면, 그가 곧 주인공이다. 그 작품의 반전은, 주인공도 아닌, 사소한 일에 감동하는 대통령이었다. 일상 속 내 옆을 스치는 모든 사람이 내 스승이 될 수 있다. 소망을 빌면서 느릿느릿 쉬어가게 하는 남다른 '카페'도 있다. 무엇이든, 어떤 상황이든 자기가 생각할 나름이다. 돌담으로 둘러싸인 텃밭과 아담한 민가들, 지난 세월이 켜켜이 쌓였을 나이테처럼, 순례자도 날마다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으리라. 그것이 무엇인지는 당장은 알 수 없다. 일상으로 복귀할 때가 되어서야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나이테'는 나무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자연이 만들어 놓는다. 우리 인간도 그렇다. '순례길'에는 아주 작은 '진리'부터, 누군가 발견할 때까지 숨겨놓는 모양이다. 떡잎이 어린 줄기를 만들고 가지를 만들어 새로운 삶이 펼쳐지듯이, 우리의 삶도 그렇게 시작될 뿐이다. 그 어린 나무가 다시 줄기에서 가지를 내고 힘을 내어 거목으로 성장하듯이, 또한 하늘에 닿으려는 과정에서 무수한 고난과 시련을 만나 마침내 제 모양을 이루듯이, 우리의 삶도 끊임없는 시작의 나날이 모여 자기를 완성하는 과정이다. '아 베로사(A Peroxa)' 마을 표지판, 산티아고로부터 35.527km 거리다. 고도가 약간 높아졌는지, 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지역이, 우리의 출발지 '아르수아'인 듯하다. '순례길'에는 소수점 아래 세 자리까지 알려준다. 그 참뜻이 무엇일까? 갑자기 궁금해지기도 한다. 힌든 걸음에 안도감을 주기 위해서라면, 소수점 아래를 헤아리기가 더 힘들 터인데^^  '느린 것은 아름다우며 온전한 관망과 감상을 허용한다. 굽이굽이 숨어있던 부분들이 드러남으로써 절대 싫증나지 않는, 감각을 위한 보물을 선사한다. 걷기는 느린 움직임이며, 이런 점에서 세상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보게 해준다.'('걷기의 철학') 순례길에서는 혼자서도, 그리고 두 사람, 또는 여러 사람들, 다정하게 혹은 말없이 걷어가고 있을지라도, 순례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순례자도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가 되어간다.!! 여기는 식당인가? 잘 모르겠다. 담벽에는 사회활동적인 구호이거나, 큰 힘을 내게 해주는 격려의 말들을 스페인어, 또는 영어로 기록하여 놓았다. 순례자를 위한 '지혜의 글'이다. 삶은 수용하지 않고 열 수 있는 하늘은 없고, 시작하지 않고 넘을 수 있는 벽은 없다. 거목 아래에서 자라는 '신갈나무'가 하늘을 여는 방법이 그러하고, 커다란 벽 앞에 선 담쟁이덩굴이 벽을 넘는 방법 또한 그러하다. 이런 마음들이 저 '가르침의 지혜'일 것이다. 앞머리의 영어표기, 'The wall of wisdom.' '지혜의 벽'이란 뜻으로 보아, '선교문'(종교를 널리 퍼뜨려 알리는 글) 같은 것으로도 보인다. 아무튼 순례자들에게 힘 내라는 뜻으로, 성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정성을 들여 준비하였으리라. 우리 '올레길'에선, 여행을 자주 떠나는 한 '노동운동가'의 글귀를 읽을 수 있었다. 맨 왼편의 글, "예수께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도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아셨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아스 퀸타스' 마을을 지나간다. 요컨대 하늘은 모든 생명에게 제 소용을 주어 이 땅에 보낸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음양이 있기 마련이다.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다. 좋은 것이 늘 좋으리란 법은 없으며 나쁜 것이 언제나 나쁜 것도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바로 보는 것'이다. 단점이 있다면 노력을 기울여 보완하고, 장점은 갈고 닦아 내 삶에 힘이 되도록 해야한다.  다리 난간엔 순례객들이 남겼는지, 원래부터인지 예쁜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시내버스 외부의 광고판 그림이 생각난다. 우리의 여행은 오직 버스를 이용하였다. '승용차'는 아예 생각도 하지않았다. 승용차라면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지만, 시내버스 이용은, 여정의 일정 부분을 버스운행 시간에 맞춰야 한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것저것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하는, 소중한 시간이 있다. 이래서 편안한 동반자와의 여행에서 가장 좋은 것, 둘이서 참말로 말이 많고 많아지는 것이다.^^ 이 다리의 바닥은 유럽 골목길에서 많이 보던, 옛 로마시대의 석재 구조물 같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보이는 끝은, 늘 또다른 시작의 길을 보여준다. 자연에 시작과 끝이 있겠는가? 한결같은 시간이리라. 오늘 하루도 소중한 시간들을 마음에 정리하며 걷는다. 생명체 모두가 쉽고 편안하고, 품위 있고 풍요로운 삶이 보장되는 자리를 차지할 수는 없다. 또한 그러한 자리와 삶만이 가치있고 중요한 것도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저다운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길을 같이 가다가, 내가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더 있지만, 맘에 꼭 드는 '카페'를 지나갈 때, 아내가 좀 쉬었다 갈까?, 천금(^^) 같은 말소리가 들려온다. 사실 알고보면 나는 커피 마니아, 내 마음을 읽고 있음에랴. 그 고마움에, 먹는 것을 비롯하여 무엇이든 맛있게, 기분좋게 온몸으로 표현할 줄도 뒤늦게, 사실 퇴직 뒤에야 깨달았다. 가고 오는 것이 있으면, 오고 가는 것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에스프레소(Espresso)'는 20세기초 이탈리아에서 탄생, 그 이름은 영어 '익스프레스(express)', '빠르게' 추출한다는 뜻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침 식사 뒤, 오후 식사 전, 혹은 식사 뒤에, 즐겨 마시는 대표적인 음료 중 하나다. 커피의 향기와 풍미를 보존,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이후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커피 음료가 되었다. '커피'엔 언제나 특별한 '대화'가 있다. 1970년 우주를 날던 '아폴로13호', 산소탱크 폭발, 사투를 벌이는 승무원들에게 "당신들은 지금, 뜨거운 커피를 향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라는 본부의 다급한 격려, 바로 '뜨거운 커피 한 잔'이었다. 지구에서 기다리는 가족, 그리고 휴식과 즐거움을 떠올리자는 뜻이다. '맛 없는 커피 한 잔이, 커피가 아예 없는 것보다 더 낫다'는 자극적인 명언도 있어라.?? 연 32만 명 이상이, 이 '순례길'로 들어온다니, 우리 한국인 수도 10위권에 든다고 한다. '코로나 상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으므로 이보다 엄청난 순례객이 걷고 있으리라.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각국의 인사말 중 우리나라 인사말이, 넉넉하게(^^) 자리잡고 주인장임을 뽐내는 모양새다. 내 몸의 팔이란, 내 몸쪽으로 굽기 마련인 것을.^^ 다른 나라에서 맞이하는 '한글'이 왜 이리도 예쁜가? 어쨌든 '훈민정음'엔 '정(바름, 곧음)' 자가 있으니, 한글을 저렇게 '바르게' 쓰면 대왕님이 얼마나 좋아하실까? 우리 어른(?)들은, 후세를 위해서도 '손글씨'를 쓸 땐 '바르게' 쓰는 모범을 보여야하지 않을까?^^ 저 '안녕'을 쓴 이는, 참으로 '한글쓰기'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칠판에 글씨를 쓸 땐, 진심 정성을 쏟아 '정자'로 쓰려고, 온힘을 다했다.(그런데 시간이 많이 소비됨ㅋ~) 한글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유일무이, 예쁘고 올바른 한글 글씨에 감동, 고마워서 이렇게 말이 많아졌나보다.^^ 학생들에게 한글 글씨를 정자로, 바르고 예쁘게 쓰는 습관을 키우려고, 나는 분필과 씨름했었다. 이 카페는 순례길보다 좀 높은 위치에 있다. 높은 자연은 아래를 더 아름답개 만든다. 그러나 우리 인간사회의 높은 자리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고, 아래를 휘젓는다. 우리에게, 시내버스의 가장 귀한 자리는 맨 앞자리, 아니면 가장 높은 맨 뒷자리다. 마치 놀이기구 같은, 숨어있던 감동 어린 풍광들이 우리의 감성을 심히 자극하기 때문이다. 창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생각에 잠기기도 얼마나 좋은가. 세계의 등반가들, 고지정복 뒤의 일갈, '자연은 겸손하다.' 누군가에게 여행은,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멀아지고 싶은 마음이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 누군가에겐 간절한 휴식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긴 고통 끝에 아주 먼 데서부터 달려온 행복을 맞이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한 박자 쉬어가는 일, 그것을 우리는 뭉뚱그려 '여행'이라고 한다. 우리는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걸어서 생각할 수 있는 '숲길'을 선호했다. 우리를 찌르는 숲의 가시덤불도 다 이유가 있어 그곳에서 자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징그러워하는 지렁이도 명확한 존재 이유를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또한 물을 따라 자라는 갈대, 억새, 부들, 혹은 물봉선화 같은 풀들이 없다면 우리가 먹고 쓰는 물은 훨씬 더러울 것이다.  숲길을 걷거나 해변을 걸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하루의 일과를 가장 좋아하는 편이다. 나무와 바람을 옆에 끼고 걸으면서, 풍경을 바라보면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긍정적인 사고를 찾게되어서 좋다. 여기 '순례길'이 그런 곳이다. 더욱 경건해진다. 공기는 얼마나 맑은지!! 아아, 스스로 운전하면서 여행한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 맛있는 음식과 커피 한 잔의 명상, 시내버스 즐기기, 버스가 담고 있는 모든 것, 그것은 '낭중지추'일 수밖에 없다. 우리 눈에 누추해 보이는 곳이나 그저 길섶에서 자라는 어느 풀 한 포기, 어느 나무 한 그루라도 이유 없이 자리는 생명은 없다. 또한 자신의 뿌리를 뻗고, 키를 키우고, 꽃을 피워대느라 고단하지 않은 초목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감성이 허락하는 대로 미친듯이 '아름답다'고만 외칠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를 우리 사람에게 '대입'해 보자.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가득한 길에, 긴 옥수수밭도 자주 등장, '문학 교과서'에 '도종환' 님의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란 시가 생각난다. 고려가요의 '가시리', '서경별곡', 조선시대의 황진이, 홍랑의 시조, 향가 '제망매가', 김소월의 '초혼' 등에서, 주인공들은 모두 '동병상련'을 앓고 있다. 한편, 멕시코의 고대 마야인들에겐 '옥수수'가 '신'이다. 멕시코인들에게 옥수수는, 우리의 쌀과 같은 주된 음식, 지하에서 부활한 '옥수수신'이 자신들을 빚어 창조했다고 믿었다.   '산타 이레네(Santa Irene)' 마을로 들어가는 갈림길에 왔다. 왼쪽 국도를 건너야 한다. 건너가는 순례객들이 많으므로, 대부분의 차량들도 속도를 줄여주지만, 유비무환, 좌우를 잘 살피며 들어서야하는 곳이다. 순례길 '북쪽길'과 '프랑스길'이 '아르수아'에서 합류하기 때문에, 복장을 보면 장기간의 순례객인지 좀 알 것 같다. 무거워보이는 배낭을 메고 있으면, 대개 '알베르게' 이용 순례객이다. 알차게 고뇌하며 '나'를 만들어가는, 진정 '800km의 순럐자'임에랴!! 이 '올곧은 길'처럼, '산티아고 순례'를 완주하면, 자기가 저지른 죄의 절반을 용서받고,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계율을 실천한다면 모두 속죄 받는다고 믿었다. '종교개혁' 뒤, 순례 열기는 차츰 식어갔다. 제2차세계대전 종전, 프랑스의 한 단체에서, 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다시 개척,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른 업적이 인정을 받자, 이때부터 본래의 '순례길' 행렬을 되찾았다. 초기의 순례자는,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김삿갓' 같은 차림새가 존경을 받았다고, 마을에서도 크게 환송식을 해주었다고 한다. 도시에 '중앙시장'이 있으면, 시장 모퉁이로 밀려난, 변두리 동네에서 온 할머니들이, 길가 한쪽켠에 몇 안 되는, 직접 재배한 채소들을 포대기에 늘어놓고 오가는 이가 팔아주기를 바라는, 안쓰러운 모습을 자주 볼 때가 있다. 아내는 그런 '노점상' 분들에게서 신선한 식재료를 마련하는 때가 많았다. 여기 이 분도 선한 '순례자'의 모습으로, 우리의 앞길에 축복을 듬뿍듬뿍 밀어 넣어주었다.    다른 여행들과 마찬가지로, '산티아고 순례길'에 가장 적합한 계절은 봄과 가을이라고 들었다. 봄은 얼었던 대지가 녹으며 촉촉한 흙냄새를 풍기고, 바람은 좀 심한 편이다. 가을은 순례자들에게 가장 안정적인 날씨를 제공, 황토빛 들판이 아름답고, 세계의 순례객들을 만날 수 있으며, 충분한 편의시설도 제공받는다.  도로 밑의, 우리로 말하면 '굴다리', 벽에는 마치 만화처럼 순례자의 수많은낙서들이 그려져있다. 저렇게 칠하듯 갈겨놓은 글씨와 그림들, 밉상처럼 보이지 않는다. 피곤한 몸으로 걸어가면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눈요기를 할 수 있어서일까? 웃음을 자아내는 모양새도 있다. 아마 그런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순례 기간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으리라.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걷기는 평지에서 걷기 시작하여 점차 고도를 높여가고, 또다시 내려오는 운동을 반복한다. 평지길도 많이 걷지만, 좀더 경사지고 어려운 구간도 있다. 걷기방법과 꾸준한 훈련, 적절한 체력유지를 위한 음식섭취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을의 골목을 나와 좁은 포장도로를 따라 한동안 완만한 오름을 오른다. 평면도상의 고도는 400m를 넘어서는 고개는 없다. 도로 아래 터널을 지난 후 '순례자'는, 'A CALLE(아 깔레)'에 도착하기 전까지, '쁘레곤또뇨(Pregontono)', 'A Peroxa(아 뻬로사)', 'Calzada(깔사다)'와 같은 작은 마을을 지났다. 마을의  아담하고, 작은 골목길이 역시 우리 마을길이다. 경사의 오름내림이 반복되면서 '유칼립투스나무', '소나무', '떡갈나무' 숲도 많이 우거져, 산소 듬뿍듬뿍, 일부러라도 여러 번,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나긋나긋, 휴우휴우~, 발걸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는 듯하다. 평화로운 마을을 지날 때마다, 스틱소리, 요란한 발자국소리, 말소리 등 다른 소음이 현지주민의 평온을 깨뜨릴까봐, 몸가짐도 조심스러웠다.^^ '세요(Sello)'(순례인증 스탬프)'를 찍는 곳이다. 뭘 사 먹지 않고도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도장을 찍게해 주다니. 그러나 여기저기 자리잡은 광고판 같은 물건이 있는 걸로 보아, 무엇인가 베풀고 가야만 될 것 같은, 순례객의 발걸음을 망서리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마을에 이런 성당이 있으니, 순례길에서 잠시 들러, 한숨 돌려 쉬기도 할 겸, 기도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그림이다. 사실 어떤 곳은 성당 내부에 '세요'를 비치하고 있었다. 남이 몰라줘도 먼저 배푸는, 그 자체로 좋은 의미를 낳는다. 그런데 그 옆에는 저녁미사 참석을 권유하는 내용이, 우리 한국어를 비롯한 스페인어, 영어 등 5개국의 언어로 쓰여있다. 한국인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진정 사랑하고 있다는 것, 한국 순례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실히 알게해 주는 게시판이다. 중국어와 일본어는 없다. "이곳은 '아르카(Arca)' 마을의 교구 교회입니다. 우리는 오늘 저녁 이 교회(Saint Eulalia's Church)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글이다. 오늘의 목적지에 또 무사히 도착해서 감사했다. '페드로우소(Pedrouzo)'는 '아르카 도 피노{Arca do Pino)'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오르내리막길이 반복되며 숨도 찼지만, 작은 마을길, 소박한 주민들에게도 먼저 인사, 그 분위기가 힘을 돋우었다. 재직시절, 어떤 녀석들이 "인사를 잘 받아주는 사람"으로 교지 평가항목에 올렸던 글귀가 생각난다. '나도 정성껏 대해줬으니, 너희도 열심히 공부하는 태도를 보이라'는 속마음을 누가 알았으랴. 특이한 '이정표'다. 눈길을 끄는 색상들이 색다르게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도 '특이했던 기억'^^ 고3 졸업식을 끝낸 며칠 뒤 어떤 녀석, 모든 면에서 눈에 띄지 않아, 내가 소홀히 대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한 아이다. 왕래 차량이 그리 많지않던 학교앞 건널목 어느 날, 그날 따라 행인들도 많았다. 바로 이때 좌우를 살피던 '한 사람', 차량이 뚝 끊기자 빨간 불임에도 급히 건너가자 모두들 따라서 우루루, 오로지 이 녀석만은 머쓱머쓱, 우물쭈물, 파란불이 들어올 때까지 기어이 끝까지 혼자 서 있었다. 'CH PIZZA'집, 문을 열지 않은 'CHE CAFE'와, 간판명칭 앞부분 'CH'가 같은 것으로 봐서, 동일계열 회사인가보다. 이곳 크고 작은 도시는, 오가는 행인들이 모두 순례객들 차림이다. 현지 주민보다 타지역, 또는 외국인들이 더 많아 보인다. 도시를 더 복잡하개 만드는 '외인군단'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지않을까, 그게 아니었다. 식당이나 큰 매점, 작은 가게, 거리의 사람들은 참 잘 웃어준다. 이 고향에서 오랫동안 살고있는 사람들, 모두 '순례자'라 생각하였다. 'CH PIZZA' 집에서 점심으로 먹은 햄버가, 그리고 '에스프레소'와 '콜라' 한 잔. 종업원도 예의바르다. 끝까지 파란불을 지켜 건너가던 그 '바른' 한 아이를, 그 이후에도 어떻게든 만나보려 애썼으나, 아직까지도 소식은 모른다. 무소식이 희소식일 것이다. '그런 아이'를 옳게 선택하는 세상이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갰다. 이정표나 건널목 앞에선 늘 그때를 생각한다. 어제 우리를 안내해준 이 순례객,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내와 'CHE CAFE' 바깥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우리를 먼저 발견한 그녀, 얼마나 반갑게 달려오는지, 한국말과 한국인을 그리훠한다. 수 년째 접어드는 여행길이기 때문이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 여행 취미를 공유하며, 여행했던 얘기들, 다음 여행계획, 살아왔던, 살아갈 얘기를 거리낌없이, 연락처도 주고받았다. 퍽 후덕한 인상, 부담을 주지않는 태도와 대화로, 상대편을 편안하게 해주는, 부러워할 만한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하게하는 여행자였다.   2023년 9월 6일(수) 순례 5일째(마지막날. 120km 완주), 구름 약간 대체로 맑음 아침 5시10분 기상, 7시 식사, 8시 '페드로우소(Pedrouzo)'로 출발, 9시경 하차, 드디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대성당에 도착하는 날이다. 기쁜 마음으로 출발하지만, 의외로 도착하는 구간에 오르막길이 있어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만만한 길은 아니어서 은근히 걱정되었다. 처음 출발 즈음엔, 울창한 숲길이 '산티아고 공항'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산티아고' 근교부터는 작은 마을들 사이로 갈라진, 포장길을 따라간다. '아메날(Amenal)'을 지나면서, 가파른 오르막길과 '고소(Gozo) 산'의  경사진 길이 다소 힘들었다. '산티아고' 시내로 들어서자 차량 통행이 획획, 고요했던 마음을 휘저어 놓았다. 스산한 이른 아침아다. '페드로우소(Pedrouzo)' 시청건물 앞 정원에 수탉 동상이 있다. 마을을 지날 때는 스틱의 소리를 줄이고, 시끄럽게 떠들지 않아야 한다고, 아직 잠에서 덜 깬 때인 만큼, 진짜 조용하다. '표지판'이나 '화살표' 위아래엔 낙서도 많은데, 그걸 한 번 스치듯 흘끔 봤는데도, 걷는 동안에 분명 다시 생각나게 하는 글과 그림이 있다.  길 위의 사각 시멘트 기둥으로 만든 '표지석'만 보다가, 거리에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 현지 주민의 주거지 벽면의 화살표가, 주인의 정겨운 인심만큼 두텁다. 건물 주인이 허락하여 이렇게 그려놓았을 것이다. 똑같이 딱딱한 시멘트 구조물이지만, 사람 사는 복잡한 곳에서 이를 허용한 주인의 마음도 마음이려니와, 지나가는 많은 순례객을 다른 곳보다 더 따뜻하게 한다.   창세기 12장 1~3절, 주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가 살고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주는 땅으로 가거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어스름한 아침, 흐린 낮, 쨍쨍한 대낮, 그리고 저무는 때, 우리 앞뒤엔 살아온, 또한 살아갈 시간들이 같이 따라 걷는다. 묵묵히 걸을 때 그 시간들은 더없는 격려를 보낸다. '카페' 내부 화장실 바로 앞, 벽에 걸린 순례길 지도와 그림, 그리고 격려의 글들, '화장실'이란, 순례객에겐 '쉼터'의 의미 그대로다. 'Buenas dias'(좋은 아침입니다.), 'Buen Camino'(좋은 순례길 기원합니다. ), 'Gracias'(고맙습니다.), 'Por favor'(부탁합니다.)는 순례길에서 꽤 쓰이는 인사말, '부엔 까미노'를 제일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인사'는 '천사'임에랴. 다른 순례자의 행동을 함부로 판단하고 말하는 것도 좋지않다고 한다. 그것은 온전히 내 '순례'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을 안길을 따라 오르막이다. 짧으나마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온 뒤에, 이런 글도 읽었다. "산티아고에 오는 분들의 목적은 서로 다를 것이다. 서로 다르더라도 공통된 것 하나, 그 길을 겪어내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 길을 걷는 것은 본인 자신이고, 설렘과 두려움은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누구나 걸을 수 있다. 준비된 체력의 '순례자'라면, 하루에 6~7 시간 가량 30km 정도 걷는다고 한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구간은 난이도가 좀 있긴 하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어떤 구간일지라도 개인이 지닌 추진력, 인내력으로 무난히 걸을 수 있으리라. 식물에게 빛이 절대자이듯, 인간에게도 빛은 또 다른 의미에서 절대자이다. 식물이 태양을 향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을 얻듯이, 빛은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인간이 자기를 실현하기 위해 견지하는 빛, 그 빛을 우리는 '꿈'이라 부른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작은 '꿈'일지라도 강력하다. 소년의 '꿈'은 말해 무엇하랴!! 하루하루 태양을 경배하며 살아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우리의 꿈도, 그들이 자립적으로 살아가며 피우는 꽃과 잎과 열매와 육신처럼, 저절로 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들처럼 저들답게 독립적으로 살면서도 그 삶이 세상을 더 맑고 아름답게 할 수만 있다면, 사람마다 이루어내는 세상은 얼마나 맑을까, 눈부실까, 그리고 배부를까. 쓴 에스프레소 한 잔에 촉촉한 명상이다. 공평한 빛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이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 각자의 몫이다. 빛을 차지하는 데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키 작은 식물들, 진화를 통해서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시기를 키 큰 식물들보다 앞당기는 식으로, 생활주기를 조절함으로써 빛을 놓치지 않는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복수초, 바람꽃, 얼레지, 그리고 예로부터 사군자의 하나로 사랑받아온 난초가 그러하다. 공평하게 비추는 햇살을, 저마다의 처지와 환경에 맞게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도착 목적지 '산티아고 대성당'에 거의 다다른다. 아내와 틈만 나면 여행을 계획하다가 '코로나'가 터졌다. 새로운 세계의 변화, 생각의 전환, 득템, 국내의 자연환경과 상황에 자부심 뿜뿜, 긍지와 새로운 발견은 미래 도전의 힘이다. 가까운 미래에도 이루지 못할 것이 있음은 당연하다. 상관없다. 내가 이제까지 이룬 것에 감사하며,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할 때 행운은 찾아온다. 길게 보자. '산티아고 순례길'도 바로 그런 길이다. 길 위의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그들이 도전하는 소중한 삶을 본다. 그들의 삶에 정중한 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면 내가 더 행복해진다. 이 길 위의 저 발자취도 무형 유형의 '문화적 유산'이다. "사려 깊은 '순례자'가 되세요. 다른 순례자와 현지인들을 존중하는 만큼 당신도 존중받게 될 것입니다." 많이 읽고, 보고, 배운 글귀다. 가장 기본적으로 먼저 인사하고, 먼저 길도 비켜 주었다. 하지만 어떤 길에선, 멀리서부터 삼삼오오 몰려 다니면서도, 대체로 나보다 먼저 비키는 사람은 없었다. '순례길에선 확실히 달랐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의 뒷모습, 고난을 겪으며 어느 누구보다 승리의 과정이 서려있는 듯하다. '승리'는 가장 끈기있는 사람에게로 돌아간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를 약 5km 앞두고, 이런 '순례자 기념 동상'이 있다. '희망의 언덕(Monte do Gozo)'이다. '고소산, 고소 언덕'이라고도 불린다. 순례 마지막 날이라 특별히, 정의철 대장님이 '고소산' 길목에서 몸소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안내해주셨다. 참 좋은, 고마운 분이다. 나는 여기를 지나칠까 지레 근심, 미리 전화를 드렸었다. 어떤 '언론사'에서인가, '순례자'들에게 부탁하여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좀 기다렸다.^^ '순례길'은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참배하는 길이다. 또는 그런 여정이다. '순례'는 종교적인 의식이며, 먼 길을 걸어가면서 종교적으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기도 하다. '순례'는 종교적 의무 또는 신앙 고취의 목적으로 하는 여행을 말한다. 순례길을 걷는 사람을 '순례자'라고 부른다. 저 가리키는 곳이 '산티아고 대성당'쪽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여행을 더 즐기기 위해, 유명한 곳애 대한 호기심, 건강 걷기 등의 목적으로 이 길에 참여하기도 한다.  팔이 가리키는 쪽으로 눈을 돌리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별빛 내리는 들판)가 아른아른,  도시 형상만이 어슴푸레하다. 덩달아 가슴 속 두근두근, 뭉클뭉클 설렌다. 사진 찍는 순서를 기다림이 내 삶에 무슨 문제랴. 나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인가? 그것은 돈이나 출세 때문에 비굴해짐이 없는, 자존과 자립으로 가득한 삶, 나의 편리를 도모하자고 타인의 이익을 빼앗지 않는, 죄 짓지 않는 삶,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놓고 채울 수 있는 고삐 풀린 삶, 그리하여 마침내 마음이 두어 뼘 더 자유롭고 평화로워지는 삶, 이 모든 것으로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삶,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삶이다. 제주 올레 여행자센터 이사장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고 간직한 오랜 체험을 바탕으로 제주특별자치도에 '올레길' 26구간, 425km를 개설하였다고 한다. 국가간 전통고전문화교류로, 세계인들에게 한 나라의 특별한 일면을 홍보해주는 외교관 역할이랄까? 스페인은 '순례자 기념 동상'이 서 있는 이곳에, 제주 올레 상징인 '간세'('느릿느릿한 게으름뱅이'란 뜻인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왔다. '조랑멀' 모양, 머리쪽이 진행방향.)와 '하르방', '할망방'을 배치하여 그 고마움에 보답하고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도착 목적지다. 왜 이렇게 꼭꼭 완전한 철자법으로만 쓰고 있을까? 그냥 '산티아고'라 써도 될것을ㅎㅎ 더 빨리 서둘러 도착하기보다 느릿느릿 천천히 더 늦게 걸어서, 휙 지나갈 것만 같은 감동을 오래 붙잡아두고 싶은, 아쉬움을 피하고 싶은 '여유'일지도 모른다. 가까워질수록 온몸의 어느 곳 하나 이상이 생길까, 시내 큰길이 다가오면 더 조심스러워진다. 멀리서 파도소리가 쏴아 밀려오는 듯하다. 꼬닥꼬닥 걸어 아내와 함께 만든 '순례길'이다. 세째 날 가장 긴 구간을 걸을 때다. 아내가 갑자기 콧물을 훔치며, 한참동안 눈물을 평펑 쏟았다. 목멘 소리로 내게 그 이유를 말했다. "우리나라로선 집에 누워있어야만 될 것 같은 한 노인, 우리 앞쪽에서 구부정히 힘들게 걷고 있었다. 그때 우리 앞을 날아갈 듯 훨훨 지나가던, 키 크고 잘생긴 터키풍 건장한 젊은이, 우리는 당연히 풍경감상과 대화, 사진촬영 등 걸음이 늦을 때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그 노인 곁을 지나치는 순간, 숨 고를 여유도 없이 알 수도 없는 감정이 가슴을 벅차게 메워왔다. 그냥 서로 아무말도 없이, 노인의 발걸음에 맞춰 천천히 걷고 있는 청년이, 바로 아까 우리를 스쳤던 그 젊은이었음"을 아내는 똑똑히 알아보았단다. '순례길'은 그냥 걷기만 하는 '길'이 아니고, 이래서 '순례길'임을 알아간다.!! '산티아고' 외곽자역, 여기서부터 목적지까지, 우리 걸음으로는 대충 한 시간은 걸었으리라. '아~!!',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나는 몇 번이고 이 소리를 냈다. 지나가던 순례자가 웃고 있는것도 몰랐다. 그저 이렇게 소리내는 순간이 찍히고 싶었을 뿐이다. 사실 이 광장으로 들어오기 전, 저 본당 뒤편 계단에서 아내와 서로 사진을 찍고 찍어주며 시간을 끌었다. 더 빨리 더 쉽게 '대광장(오브라도이로)'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천천히 걸으며 더 느릿느릿 편하고 찐한 감성을 오래오래 느끼고 싶었었다. 도착의 결과보다, 아내와 둘이 걸으며 나눈, 이런저런 얘기들, 듣고 보며 같이 생각했던 순간순간의 과정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내와 나'를 위해 애써준 신발과 양말, 배낭, 속에는 스틱을 고이 접어 넣었다. 자알 쉬고 있으렴. 고마웠어~!!~ 어제 아내는 양말 때문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다. '가리비조개'도 오늘따라 참 이쁘게 보인다. 대성당 바로 맞은편 건물, 큰 사각기둥에 등을 대고 앉아 뭉클한 감동을 오랫동안 부여안고 아내의 손을 잡고, '대광장(오브라도이로)'을 머엉~바라보고있는 시간이다. 늘 신던 신발이 좋다고 하여 아내는 심사숙고, 이 신발을 선택, 밑창은 말 그대로 닳고 닳았다. '산티아고' 5일 간 120km를 걷고 드디어 안쪽까지 꿰뚫어, 저렇게 더 커져버렸다. '살신성인', 발목을 지켜준 고마운 신발이다. 아내는 작은 알맹이가 뒹구는 자갈밭에선 한층 주의깊게 내디뎠다. 자갈이 들어와 발바닥을 다치게할까봐서다. '사람은 두려워도 두렵지 않은 것처럼 가장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가장하던 것이 어느 새 진실한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영국 군함 함장의 이 구절을 우연히 읽은 '루스벨트', 그토록 강인하고 대담한 인물로 탈바꿈하였다고 한다. 이 '대광장(오브라도이로)'으로 들어서는 순간, 아내와 나는 서로 부둥켜안고 순례의 끝 기분을 만끽했다. 우리의 얼싸안고 좋아하는 모습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는지, 어디에선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뒤돌아보니 선남선녀 한쌍이 우리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순례길에서 우리를 만난 사람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기들 아직도 감동의 여운을 안고 모여있는 모두가 서로 스치고 스쳐간 인연들이겠지. '부엔 까미노(Buen Camino)', 격려의 인사를 나누기도 했던 고마운 사람들!! "사랑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대광장의 '격동적(^^) 선율'이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진정되자, 대성당 주위 골목을 돌아보며 '커피'나 '끌라라'(레몬 맥주)라도 한 잔 마시면서, 분위기를 더 이어가자며 일어섰다.  인솔대장님과 순례대장님이 마련한, 순례완주 축하저녁만찬을 즐기고 나왔다. 저녁무렵의 햇살 안은 대성당, 여전히 온화하고 빛나는 속살을 내보이며, 끌어당기듯 다시 또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걷기에서 해방된(^^), 즐거운 만찬을 끝내고 '마드리드(MADRID)'로 이동했다. 현지시간 저녁 9시가 지나, 숙소 'HOTEL PRINCESA PLAZA MAFRID'에 안착했다.    2023년 9월 7일(목) 대체로 갬, 새벽 'MUXIA' 탐방, 낮 12시 '향로미사' 참여,                           자유시간, 16:40 '오우엔세'역 기차출발, 18:40 마드리드 순례길 대장님이 버스에서 보여준 영화 'THE WAY'의 마지막 무대 'MUXIA', '야고보'가 '묵시아'에서 선교활동을 할 때, 성모 마리아님이 돌배를 타고 와 '야고보'를 도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작은 항구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순례의 끝이지만, 아쉬움이 있는 순례자들은 더 갈 수 있다. 대서양 해안에 인접한 마을로, 중세시대 사람들이 세상의 끝이라고 한, '피니스테라(Finisterra)'와 '묵시아(Muxia)'가 그곳이다. 또 하나의 성지순례 종착지, 관심을 갖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보 대신 버스편을 이용한다고 한다. 두 곳 모두 순례길의 시점인 '0.000km'의 표지석이 있다. 돌로 조각한 '아 페리다(상처, A Ferida)' 기념탑 옆에 '0.000km' 표지석도 있다. 2002년 유조선 좌초, 6만6천 톤의 기름유출 사고, 인근지역의 생태계가 파괴되었던 기억을 되살려,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픈 '상처'를 표징하고 있다. '노사 세뇨라 다 바르카(Nosa Senora da Barca)' 성당의 종탑이 해돋이를 맞이하고 있다. '마을'과 '바다'와 '십자가'와 해변의 '바위'들이 온통 전설에 묻힌 곳이라, 일출이 더욱 성스러워진다. 성당 문이 닫혀 있었는데, 미사 시간이 가까웠는지, 한 사제 분이 문을 열어주었다. 마침 비는 멈추었는데 바람은 좀 센 편이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수평선의 햇볕, 온화한 느낌을 듬뿍듬뿍 안겨주는 성당 내부다. 어둠을 여는 저 의자들은 찬란한 구원, 선인들이 하늘을 우러르며 살 때에는 태양을 신으로 섬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동해안은 '인산인해'를 이루는 때가 있다. 매일 뜨고 지고, 연말 연시의 태양도 늘 그 자리, 그 반복되는 햇빛에 '마지막'을 부여하고는 '쌓인 상처'를 씻어 보내고, 또 그 다음날 이어질 '태양'에 '새해'라 이름 붙여 '소원'을 빌어 띄운다. 태양을 신으로 섬긴 고대 선인들의 통찰력과 무억이 다르랴! 모든 생명체들은 태양에 종속되어 있음은 확고하다. '오, 나의 태양'이란 상징적 글귀, '사랑'과 '존경'의 진리, 인간 사회에서나 자연에서든 가장 소중한 것을 소홀히 대하고 잊는 때가 '비일비재'함은 부정할 수 없다. 성당에 참여하고 성당 옆을 걸어갈 때면 으레 특별한 성찰의 시간, 잠깐이나마 고요와 평화를, 참 좋다. '돌배'(치유의 바위)의 모습, 병을 낫게 해 준다고 하여 '치유의 바위'라고도 불린다. 어느 해인가, 돌배와 함께 근처에 있는 돌들이 많이 흔들렸다고 한다. 이는 배가 근처에서 침몰했다는 것을, 성모 마리아님께서 알려주시는 신호였다고 한다. 비바람에 내려가는 길은 온통 바위라 미끄러질까 조심스러웠다. 파도의 흰거품은 주인공이 뿜어내는 '선교'의 열정과도 같았다. 지구의 땅끝은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우리나라 땅끝은 전남해남의 '토말', '산티아고 순례길'의 긴 여정을 '피니스테레'에서 마무리한다. '0.000km'의 상징, '순례'와 함께한 신발이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비바람이 강하고, 길은 미끄러워 조심히 걸어야한다. 주차장 옆에는 돌십자가가 바다를 향해 있다. 옛날 한 상인이 배를 타고 가는데, 태풍을 만나 배에 찬 물을 퍼내어도 안 되자, 싣고 가던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버린 십자고상이 바닷물에 닿는 순간, 태풍이 멈추었다. 상인은 여기서 마지막 여생을 보내라는 하느님의 뜻이라고 여기고, 마을을 조성해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과연 '향로미사(Bota Fumeiro)'에 참여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분명 '주님의 은총'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 소망이 실현되었다. 한동안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우연히도 이렇게 채워지다니. '향로미사Bota Fumeiro)'는 향로를 줄에 매달아, '대성당' 내부 전체에 왔다갔다 돌리면서 향을 퍼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순례객들이, 오랜 순례길 끝에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했을 때, 땀냄새와 해충을 없애고, 순례자의 건강과 평안을 바라는 뜻으로 시작한 것이라한다. 잘 듣지는 못했어도, 미사에 참석한 순례자들의 나라 이름을 주교님이 호명할 때, 'COREA'란 국명이 성당내부에 울려퍼졌다면, 이는 당연히, 아침 일찍부터 애쓴 두 분 대장님의 헌신에 대한 보답이리라. 순례길에선 배움과 깨달음의 연속이다. 순례길대장님이 가르쳐준 '스트레칭'도 실천하고 있다. '향로'는 '나폴레옹'에게 약탈당하고, 이후 새로 만든 것이라고한다. 세계 최대의 향로다. '순례자 여권'이다. '순례길'에서 쉬고 싶을 때, 화장실을 사용하고 싶을 때, 약간의 허기를 느낄 때, 좀 먼 거리일지라도 쉼터가 나타난다. 대부분 '알베르게'(Albergue : 순례자 숙소)를 겸한다. 장소제공에 대한 예의를 갖춘 뒤(허기를 채우거나, 힘을 내기 위해, 취향 대로 간단한 매식 행위), 이런 곳에서 '순례 인증도장'(스탬프)을 눌러 찍을 수 있다. 음료, 음식이나 물건을 사지 않아도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이 '순례길'이기도하다.^^ 5 일간의 강건했던(^^) '순례 여정'의 뒤풀이^^정도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마드리드'행 고속열차를 타러 간다. '마드리드' 숙소 'HOTEL PRINCESA PLAZA MADRID', 안락한 침대에 몸을 잠시 뉘었다.    2023년 9월8일(금) '마드리드', 14:30까지 자유시간뒤, '바라하스공항'으로이동                           18:20 TK 1860 이스탄불 향발(약 4시간 10분 비행)                           [23:30 '이스탄불' 도착, 환승편으로 이동, 엄청 큰 공항] '솔광장(Puerta del Sol : 태양의 문)'은 '마드리드(Madrld)'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어느 도시나 유명한 광장은, 골복 사이에 위치한 식당, 카페, 백화점, 서점, 쇼핑센터 등이 많다. 굉장히 유명하다고 해서 가 보면, 사실 별것 아닌 것 같아보인다. 그러나 외유내강, 명불허전이다. 유럽의 광장문화란 삼삼오오 모여 서로 교류하는 것이다. 관광객으로서 광장에서는 '굴러 들어온 돌'이랄까?^^ 이 광장은 국토의 기준점, 이곳에서부터 사방팔방으로 뻗어 나간다. '마요르 광장(Plaza Mayor)'은 스페인의 전통적인 모습에 가장 가까운 곳으로, 직사각형 모양의 4층 건물들이 에워싸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펠리페3세'의 기마상이 있다. 광장 주변으로 특색 있는 식당, 카페, 그리고 '산 미구엘' 시장이 있다. '산 미구엘시장(Mercado de San Miguel)', 전통시장이라기보다는 현대적 '음식백화점'이다. 회화, 조각 등 8천 점이 넘는 미술품을 소장한 방대한 대형 미술관, 파리의 '루브르 미술관', 상트페데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함께, 세계 3대미술관으로 꼽히는 '프라도 미술관'이다. 'TK 1860' 항공편으로 '이스탄불'로, 여기서 다시 'TK 090' 환승,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2023년 9월 9일(토) 01시 50분 TK 090 인천(서울)으로(약 10시간 20분 비행)                           17시 40분 인천국제공항 도착 인천국제공항, Baggage Terminal' 20번, '바다 고래의 입' 같은, 캄캄한 지하통로쪽에서 화물을 떠올려 뿜어낸다.  'MELIDE(멜리데)', 순례 5일차, 유명 '문어요리 전문점' 옆의 작은 가게, 순례객을 비롯, 현지인들이 많았다. 맘에 드는 커피 잔(물론 흔한 문양이지만)을 선뜻, 모자와 티셔츠도 있었다.^^ ★★★ 모든 일정은 말 그대로 '참좋은' 순례길이었으며, 인솔대장님, 순례길대장님이 제공하는 편안함과 지도력, 내 생각에는 최고의 대장님들이다. 어쩌면 행복한 '여행'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날씨 좋지, 순례길 경치 좋아, 제주 올레길보다 더 높은 고도는 없고, 현지주민과 순례객들 친절하고 친밀감 주고받을 수 있었으며, 고급 숙소의 안락함, 숙소의 음식도 제일이고, 어디를 가든 알아보고는, 현지 주민들 순례객들에게 예의바르다. 인사는 '천사'이다. 우리 대한민국 순례자들이 국내에서 하는 것처럼, 외국인들에게 더 예의바르고, 한편으론 아름다운 환경과 자연을 보호하려는 태도로, 자연과 함께, 동반자와 더불어 축복의 대화를 나누며, 발밑에 밟히는 흙덩이 하나, 포장된 도로일지라도, 걷게해 줘서 고맙다는 마음으로 '순례길'을 걸어간다면, 만족감 매일매일 충만충만, 내가 느끼는 것처럼 산티아고 최고의 '120km'가 되리라. 순례대장님의 말을 빌리면, 스페인 국민들은 자부심과 애국심, 세계 최고라고. 나와 더불어 세계인이 베푸는 순례길이며. 공부하고, 깨달아가는 순례길이다. '순례길'에서 철 드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내가 아닐까", 스스로 내 안에 들어가 나의 '서정적 자아'와, 마침내 '화해'의 악수를 나누고, 일상생활로 돌아와서는 새로 발견한 '진실된 나'의 진심어린 충고에 동조해 나아간다면, 밝고 긍정적인 사회생활로 이어지리라. 내가 '나'에게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래서 감히 권하고 싶다.  ★★★  좋은 자료들을 챙겨준 '참좋은 여행사' 담당자님 고맙습니다. 회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작고 별것 아닌 소소한 것에도 자세히,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준 '두 분 대장님', 고마웠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위의 기행문은, '참좋은여행사' 자료와 '대한민국 산티아고순례자 협회' 등의 내용을 참고하여 감상문을 구성하였습니다. 양해해 주시기를 바라며, 더 나은 자료를 준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도움을 준 책들 ★★ • 처음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해시태그, 가이드북, 2022~2023 최신판) • 산티아고 길에서 나를 만나다.(은행나무, 하페 케르켈링 지음, 박민숙 옮김) • 'Just go' 스페인(시공사, 가이드북) • 생각지도 못한 곳에(Plum Books, 글, 사진 김은숙) • 여행의 이유(문학동네, 김영하 산문) • 여행소통법(랜덤하우스, 글 이정숙, 사진 조창연) • 숲에게 길을 묻다(비아북 ViaBook Publisher, 김용규)    

정** 고객님 2023.09.10